[종합] 미국 인권보고서, 한국 여권 인사 대거 거론…북한·중국은 맹비난

입력 2021-03-31 16:01수정 2021-03-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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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표현의 자유 제한·부패·성희롱 등이 중대 인권 이슈
대북전단 살포 제한에 비판적 견해
“북한 인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 악화”

미국 국무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내놓은 첫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한국 관련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권 인사의 부패와 성추행 사건을 거론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더욱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인권 보고서)’는 한국의 중대한 인권 이슈로 △부패 △대북 전단 살포 불법화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 △군대 내 동성애 불법화 법률 △형사상 명예 훼손법의 존재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부문에서 “한국 정부가 대체로 공무원 부패를 처벌하는 법률을 효과적으로 집행했다”면서도 “공무원들은 때때로 처벌 없는 부패 행위에 가담했고, 정부 부패에 관한 수많은 보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이 재산축소 신고 논란에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사례를 소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등 가족들의 부패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보고서에 이어 2년 연속 사례로 올랐다. 또한 지난해 9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재직 당시 업무상 사기, 횡령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인권보고서는 성폭력 부문에서도 여권 인사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성희롱은 중대한 사회적 문제였으며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사건 등이 1년 내내 언론에 보도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서의 성희롱과 관련해 고소장이 제출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부하 여직원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을 시인한 뒤 4월 사퇴, 8월에는 기소됐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죄 부문에서는 정부와 대중이 명예훼손을 폭넓게 규정하고 처벌하는 명예훼손죄를 이용해 공론화를 제한하고 언론과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검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명예훼손으로 지난해 8월 유죄 선고를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일부 비정부기구(탈북민 단체)들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무부는 인권보고서의 북한 편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과도한 통제로 북한 주민뿐 아니라 외국 외교관이나 비정부기구(NGO),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이동이 막히면서 북한 내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동 제한으로 북한 인권과 인도주의적 지원 상황을 감시하는 해외단체들의 활동도 제한되면서 북한에 대한 정보량도 감소했고,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 수도 현저히 줄었다고 유엔 북한특별인권보고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적했다.

북한 인권보고서 자체는 내용 면에서 2019년도 보고서와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부에 의한 조직적인 인권 유린 실태 관련 내용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보고서는 중요한 북한의 인권 문제로 북한 정부의 불법적이고 자의적인 살인과 고문 등을 비롯해 20가지가 넘는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 리사 피터슨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 대행은 이날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이 지독한 인권침해에 대해 계속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겨냥한 날 선 비판도 있었다.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이슬람교를 믿는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에 대해 집단학살과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홍콩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가 ”국제 서약에 반하는 정치적 자유와 자치권을 조직적으로 파괴해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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