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에 22만 원”… 미국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 등장

입력 2021-03-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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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일원 관리 데이터베이스 부재
표준화되지 않은 종이 접종 증명서 발급
포맷 다양해 제각각…위조 증명서도 판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제이콥 K.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 설치된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 앞에 접종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미 수백만 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지만, 접종 장소에서 받은 종이쪽지 한 장 이외에는 이를 증명할 길이 거의 없다.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백신 접종을 일원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표준화되지 않은 비영구적 카드를 유일한 백신 접종 기록으로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주 정부에서는 제각기 불완전한 기록을 보관 중이며, 황열병이 아직 만연해 있는 나라를 여행하는 데 필요한 황열병 카드와 같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표준 증거도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상황이 이럼에도 백신 접종 증명서의 사용처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백신 접종의 디지털 증명을 입국 및 여행 요건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일부 첫 약속이나 결혼식 등에서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의 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가 이들 장소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혹은 국제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미 접종을 받은 많은 미국 국민은 제각기 다른 종이쪽지 한 장을 갖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 자체와 관련해 다양한 포맷이 존재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디자인한 것은 여러 접종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의무는 아니다. 각 주와 지자체도 자체 카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으며, 접종 장소에서 독자적으로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WSJ는 “공식적인 기준이 없어 무엇을 갖고 증명하는지 단정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벌써 위조된 미국 접종 증명서를 판매하는 곳도 나왔다. 이스라엘의 인터넷 보안업체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는 이미 가짜 미국 접종 증명서가 1장에 200달러(약 22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정보와 대금을 보내면 가짜 증명서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여권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해 일련의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일명 ‘백신 여권’을 정부가 아닌 민간이 관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정부가 백신 여권을 만들고 시민들 데이터를 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민간 영역이 하고 있으며 하게 될 뭔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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