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 “역사 왜곡 의도 없어…깊이 반성”

입력 2021-03-2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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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철인왕후’까지 불똥 튀며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
박계옥 작가, 보도자료 통해 공식 사과하며 진화 나서
신경수 PD 비롯해 감우성·장동윤 등 배우들 고개 숙여

▲tvN 드라마 ‘철인왕후’ 속 한 장면. (사진제공=tvN)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박계옥 작가가 고개를 숙였다.

27일 오후 박계옥 작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맨 앞에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줘야 함에도,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다”며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긴 조선의 건국 영웅분들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지만,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청자분께서 우려했던 역사 왜곡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면서 “현장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힘을 다했던 감독님, 배우님, 스태프 여러분과 제작사·방송사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난 22일 첫 화를 방송한 ‘조선구마사’는 충녕대군이 서역에서 온 요한 신부 일행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에서 중국식 만두·월병 등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중국풍 궁중 무녀 의상, 중국 전통 악기로 연주한 배경 음악, 조선 건국 위인들을 격하시키는 표현 등 지적이 잇따르면서 결국 방송 2회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조선구마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계옥 작가의 이력 때문이라 시선이다.

박계옥 작가는 전작인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하면서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이 커지면서 박 작가의 전작인 tvN ‘철인왕후’의 다시보기도 중단됐다. 방송가에 따르면 27일 현재 CJ ENM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과 네이버 TV 등에서 ‘철인왕후’ 다시보기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다음과 유튜브 채널 등에서도 ‘철인왕후’ 관련 영상 클립이 모두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박 작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면서 ‘박 작가가 조선족’이라는 루머도 돌았다. 또한, 최근 집필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콘텐츠 제작사 쟈핑픽처스에서 “박 작가와의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박 작가는 궁지에 몰린 상태다.

지금까지 침묵을 깨고 박계옥 작가가 전면에 나서 공개 사과하면서 비판 여론이 잦아들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날 ‘조선구마사’ 배우들도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사과에 나섰다.

‘충녕대군’ 역의 장동윤에 이어 ‘태종’ 역의 감우성, ‘양녕대군’ 역의 박성훈, ‘어리’ 역의 이유비, ‘무화’ 역의 정혜성이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신경수 PD도 사과했다. 신 PD는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다. 스태프와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이라며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돌렸다.

다만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 문제가 됐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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