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무차별 총격에 7살 소녀 숨져…“어린이 희생자 20명 넘어”

입력 2021-03-2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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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소녀, 집에 있다가 군경 무차별 총격에 사망
군정, 희생자 늘어나는 것에 유감표시…책임은 시위대에 전가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위대가 22일(현지시간) 부상 당한 동료 일원을 옮기고 있다. 만달레이/AP뉴시스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사격에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와 상관없는 어린이들까지 희생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총격을 받은 7살 소녀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소녀의 가족들은 보안군이 발포할 당시 집에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언론 미얀마나우는 당시 군인들이 아버지를 쏘려고 했지만, 그의 무릎에 앉아있던 소녀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피해 가족들은 소녀의 19세 오빠가 체포됐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만달레이에서는 최소 8명이 숨졌는데, 이 중에는 집 문을 잠그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4살 소년 툰 툰 아웅도 있었다. 20일에도 15세 소년 조 묘 텟이 한 찻집에서 일하다가 군경이 난사한 총에 맞아 숨졌다.

어린이 인권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군경의 총기 난사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이 2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집에 있을 때 아이들이 살해당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죽음이 특히 우려스럽다”라면서 “너무 많은 아이가 매일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은 군정이 사람의 생명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군정 측은 이날 군경의 시위 진압으로 총 16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전날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261명이라고 밝힌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군정 측은 시위자들의 사망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반(反) 쿠데타 시위자들이 폭력과 방화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군경 중에서도 희생자가 9명 나왔다면서 “이들을 평화 시위대라 부를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폭력 진압이 거세지자 미국과 영국 등 국제사회는 쿠데타와 시위대 강경 진압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 군부 관리 제재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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