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글로벌 패션ㆍ뷰티 브랜드 인수 나서는 이유는?

입력 2021-03-23 17:00수정 2021-03-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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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글로벌 브랜드 인수와 국내 판권 확보 경쟁이 거세다. 코로나19로 소비 전반이 침체됐지만 집밥의 증가로 식품 업계는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고 명품 브랜드들도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브랜드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주세페 자노티 여성라인 (신세계인터내셔날)
더욱이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간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유통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국내 판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뷰티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인수합병과 판권 확보에 나서는 기업은 단연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이탈리아 럭셔리 슈즈 브랜드 ‘주세페 자노티’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프랑스 대표 럭셔리 슈즈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과 더불어 유럽 명품 슈즈의 양대 산맥을 동시에 품게 됐다. 주세페 자노티는 1994년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주세페 자노티가 설립한 브랜드로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혁신적이고 트렌디한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명품 시장은 4% 신장했으며 이 가운데 명품 슈즈 카테고리는 7%로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주세페 자노티의 국내 판권 인수와 함께 이달부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현대백화점 본점 등 5개 매장을 운영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상표권을 인수한 프랑스 패션 명품 브랜드 ‘뽀아레’의 뷰티 라인을 선보이며 25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첫 매장을 연다. 1904년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폴 뽀아레에 의해 탄생한 뽀아레는 샤넬과 한 시대를 풍미한 브랜드로,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화장품 본고장에서 도전해 글로벌 최상위 명품 뷰티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뽀아레'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난해에는 스위스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도 인수했다. 스위스퍼펙션은 영국 왕실을 비롯해 유럽 왕실에서 사용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스위스퍼펙션을 지난 22일부터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 브랜드관을 오픈해 판로를 확대했다. 스위스 퍼펙션은 1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올해 말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점 등에 순차적으로 입점할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신규 브랜드 수입사업으로 미국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프레드 시갈(Fred Segal)’을 국내 최초로 오픈한다.

▲프레드 시갈 로고 (갤러리아)
26일 서울 압구정 명품관 웨스트 5층에 오픈하는 ‘프레드 시갈’은 60여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다. 1960년대 미국 LA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탄생한 편집숍으로 예술가와 연주자,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왔다.

갤러리아는 앞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포레르빠쥬’, 이탈리아 남성 명품 브랜드 ‘스테파노리치’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명품에 강한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한 바 있다.

매년 굵직한 M&A를 성공시켜온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피지오겔’을 인수하며 더마 라인을 강화했다. 탈모샴푸 ‘TS샴푸’로 알려진 TS트릴리온은 독일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세바메드’의 한국 공식 총판인 프라나아이앤씨를 인수하며 샴푸에 이어 화장품까지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K2코리아그룹은 국내 판권을 보유했던 ‘아이더’를 품었다. K2코리아그룹은 프랑스 라푸마그룹으로부터 지난해 2월 아이더를 전격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내부적으로 미국 본사와 합작법인 형태인 스타벅스코리아를 완전 자회사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1997년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인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탄생했다 .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도 글로벌 브랜드에 투자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국내 판권을 확보해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숭실대 안승호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 중 하나가 유럽이다 보니 유럽의 우수한 기업들이 헐값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국내 유통기업들은 이미 검증된 유럽 기업을 저렴하게 구입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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