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덕분에...한국 기업들, ‘동남아 최대’ 인도네시아 시장서 ‘으쓱’

입력 2021-03-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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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바디프랜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에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대국 인도네시아에서 BTS 등 K-팝 그룹이 큰 인기를 끌면서 양국 관계에도 봄바람이 불며 인도네시아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트위터 트렌드에서 영국 인기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2005년 대표곡 ‘픽스 유(Fix You)’가 1위로 떠올랐다. 그 바로 전에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BTS가 같은 곡을 불렀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BTS가 ‘픽스 유’를 부른 영상은 23일 현재 조회 수가 2427만 회에 이른다.

미국 트위터는 2월, 전 세계에서 작년에 K-팝 관련 트윗 수가 2019년 대비 10% 늘어 사상 최다인 67억 회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나라별로는 인도네시아가 2019년 3위에서 1위로 올랐다. 각국 트윗 수는 확실하진 않지만, 인도네시아와 인도 팬의 대화가 늘어 양국 순위 상승으로 연결됐다고 분석됐다.

걸그룹 ‘NiziU(니쥬)’와 ‘트와이스’가 소속된 연예기획사 JYT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K-팝 팬이 급증하고 있다. 유튜브 조회 수에서 항상 상위에 오른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7000만 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10~29세가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젊은 나라로, K-POP의 주역인 한국 연예기획사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한국 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도 강해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무슬림이 90%를 차지하는 반면, 약 300개의 민족이 있어 다양성이 중시된다. 각지에는 전통 무용이 뿌리를 내려, 국민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무용과 댄스를 즐긴다. 개성적인 안무를 특징으로 하는 K-팝의 인기가 많은 이유다. 또 한일관계처럼 정치적 현안도 없다.

지역에 뿌리를 둔 팬 개척 전략도 인기 배경 중 하나다. 걸그룹 ‘시크릿넘버(SECRET NUMBER)’는 5명 중 1명이 발리 출신이어서 인도네시아인들로부터 특히 사랑을 받고 있다. JYP 관계자는 “라이브나 SNS에서 인도네시아어로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현지 팬에게 친근감을 갖는 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는 “최근 K-팝의 인기 급증은 한국의 경제 진출과 비례한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대형 가전판매점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의 대형 TV를 진열하고, 여기에 인기 아티스트의 영상을 내보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경제 관계도 견고해지고 있다. 양국은 2020년 12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했다. 한국의 지난해 대 인도네시아 무역은 동남아 국가 중 4위로, 앞으로도 확대가 기대된다. 신문은 경제적으로 두터운 양국 관계가 한국 문화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 ‘K-뷰티’의 동남아 진출도 활발하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K-팝 아티스트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동남아시아의 인터넷 쇼핑몰 등에 속속 입점했고, GS그룹도 인도네시아 점포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토종 기업들도 K-팝 스타들에 기대고 있다.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인 토코페디아는 BTS와 걸그룹 ‘블랙핑크’를 광고 모델로 기용, 싱가포르 ‘쇼피’에 빼앗긴 선두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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