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정부간 대화 아닌 기업간 대화” 해명
전문가 “퀸엘리자베스 축소 형태 함모” 추정
영국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기술 수출을 놓고 비공식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국이 한국 측에 제안한 기술은 6만5000톤급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 제작에 활용된 설계와 최첨단 시스템 등이다. 퀸엘리자베스는 영국이 밥콕, BAE시스템, 탈레스 등 세계적인 방위산업체와 연합해 공들여 만든 영국 해군 사상 최대 규모 항공모함으로 알려져 있다.
퀸엘리자베스는 함정 깊은 곳에 있는 무기고에서 갑판까지 미사일을 운송하는 무기 처리 시스템이 고도로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기술 발달 덕분에 필수 탑승 선원의 수도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비해 적다. 구체적으로는 퀸엘리자베스와 자매선인 프린스오브웨일스는 항모 운용에 700명의 승무원만 필요하다. 저투비행단까지 포함하면 1600명이다. 반면 니미츠 항모는 운용에 3000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항공기 운용 인력 1800명이 추가된다.
이달 초 포츠머스 해군기지를 출발한 퀸엘리자베스 항모는 5월경 진지 배치에 앞서 첫 해상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앞서 1월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이 서욱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군사 협력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거론하며 양측의 대화가 이번이 처음이 아님을 짚었다. 다만 이날 보도에 한국 정부는 “정부 간 협의가 아니라 양국 업체 사이에 협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의는 한국 해군이 3만 톤급 경항공모함 마련을 고려 중인 상황에서 비롯됐다. 한국 정부는 2019년 F-35B 전투기 등을 다룰 수 있는 항공모함을 추가하기로 하는 등 5년간 290조 원에 달하는 국방비 예산을 발표했다. 다만 퀸엘리자베스는 한국 측이 원하는 함정보다 규모가 큰 만큼 협의 과정에서 일부 수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사 분석업체 네이비룩아웃의 피처 샌드맨 이사는 “퀸엘리자베스 설계를 활용한 축소형 항공모함 제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탄약 보관, 항공기 승강기, 전력 시스템 등 신형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신기술들은 한국이 관심 가지는 분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