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車가 군사기밀 빼낸다?...중국, 전 병사에 “테슬라 타지 마!”

입력 2021-03-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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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이밍컨벤션에 참석해 토드 하워드 게임 개발자의 연설을 듣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희생양이 될 조짐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19일 병사들에 대해 테슬라 차량 이용을 사실상 금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군은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 등을 통해 군사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은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대화 대신 격한 설전으로 끝나자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통해 미국 측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여러 부대가 19일, 소속 군인들에게 테슬라를 타고 군사 시설이나 주둔지에 드나들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렸다. 전방위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를 통해 위치 정보 등 군사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과 공산당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 공업정보화성 등은 공동으로 2월에 테슬라의 중국 자회사를 불러 사정 면담을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당국은 비정상적인 가속이나 발화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주행 정보가 중국에서 유출된다는 의혹에 대한 설명과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규정에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V) 등 신에너지 자동차는 주행 위치 및 배터리 사용 등 실시간 차량 정보를 당국에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군에 더해 공무원에 대해서도 테슬라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는 “테슬라가 중국의 법률과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용을 제한받는 것은 당연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테슬라가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테슬라의 신차 판매 대수는 14만5000대로 전년보다 약 3배 증가, 신에너지 자동차 중에선 상하이기차집단, 비야디(BYD)에 이어 3위로 급부상했다. 해외 여행을 하지 못하는 부유층과 중산층이 현지 생산으로 가성비가 좋아진 테슬라 구입을 늘린 덕분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중 약 30%를 차지, 작년 4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테슬라을 우대해 외국 자동차 메이커 중에선 가장 빨리 100% 제조·판매 자회사 설립을 허가했다.

그러나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이틀간 열린 미·중 회담이 씁쓸하게 끝나면서 테슬라의 실적 전망도 암울해졌다. 양국은 미국 조 바이든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이 직접 만나 회담했지만, 대만과 홍콩 문제 등 주요 안건에서 대립각을 세우느라 논의는 평행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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