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이번엔 ‘양보 경쟁’…吳 “무선 100% 받겠다”VS安 “유선 10% 받겠다”

입력 2021-03-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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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3시 30분, 오세훈ㆍ안철수 동시에 "다 수용하겠다"…결과적으로 양측 입장 뒤바뀌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치열하게 단일화 여론조사 협상을 하던 중 갑자기 서로 양보를 하고 나섰다. 단일화가 지연되면서 원성이 커지자 '양보하는 이미지’를 점하려 경쟁하는 것이다.

먼저 치고 나온 건 안 후보다. 19일 안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제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 제안은 앞서 경쟁력·적합도 여론조사를 유선전화 10%를 포함시켜 각기 진행해 합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무협상을 맡은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유선전화 비율은 협상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은 반박했다. 오 후보는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와 9시 반에 만나 선거운동일인 25일 이전에 타결하자는 원칙적 합의의 대화가 있었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잠시 후 안 후보가 바로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며 “경쟁력을 받겠다고 하면서 적합도는 사라져버렸고, 유무선 비율도 협상하겠다고 해 (우리 안을) 받은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이 즉각 브리핑에 나서 “마지막 제안을 수용했다. 왜 자꾸 다른 이야기를 쏟아내나. 이 와중에 진실게임을 하자는 것인가. 혹, 3자 구도를 염두에 두나”라며 국민의힘 측 실무협상을 맡은 정양석 사무총장이 취재진에 전한 당 입장 설명을 그대로 전달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뉴시스)

양측이 또 서로를 탓하는 양상이 되자 다시 교착상태가 되는 분위기가 됐지만, 오 후보가 갑작스레 양보하겠다고 나섰다.

오 후보는 기자회견을 한 지 2시간 만인 오후 3시 30분 입장문을 내고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며 “안 후보 제안을 받아 어제 제가 수정·제시해 안 후보가 수용했던 안에서 유무선 혼합조사가 걸림돌이었는데 유선을 제외하고 무선으로 조사하는 걸 제가 양보하고 전격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가 언급한 안은 서로 다른 여론조사기관이 적합도와 경쟁력 조사를 각기 진행하는 것으로, 해당 여론조사들을 무선전화 100%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같은 시각 안 후보는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안 후보는 “경쟁력과 적합도 조사를 각기 50%씩 반영하되 조사방법도 응답자에 적합도와 경쟁력 중 한 항목씩만 물어보는 것, 유선전화 10%를 포함시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한다”며 “다 수용하겠다.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 다르다면 공식적으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하는 걸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원하는 대로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서로 양보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입장이 뒤바뀌게 됐다. 안 후보의 무선 100%를 오 후보가 수용하겠다고 하고, 오 후보의 유선 10%를 안 후보가 받겠다고 하고 있어서다.

다만 어느 쪽이든 양측이 서로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만큼 이르면 이날 내 결론을 낼 공산이 크다.

양보하는 이미지의 경우 안 후보가 전날 국민의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제적으로 밝혔긴 했지만 담판을 짓지 못하고 이날 내내 혼선을 빚은 탓에 어느 쪽에서도 취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도리어 두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인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단일화 못하면, 둘 다 정치 그만 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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