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폐막 앞두고 홍콩 선거제 개편안 가결

입력 2021-03-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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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는 단 한 명도 없어
범민주진영·민주화 세력 배제가 핵심
미국·EU, 우려 목소리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 투표 결과가 스크린에 나타나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인대는 이날 오후 3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에 앞서 제13기 4차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 선거제 개편안 초안을 통과시켰다. 전인대 대표 2896명이 참여해 찬성 2895명에 기권 1명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개편안이 통과됐다. 반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홍콩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에서 구의원 몫을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홍콩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은 총 1200명인데, 이 중 구의원 몫은 117석이다. 홍콩은 2019년 구의원 선거를 치렀는데 범민주진영이 전체 452석 중 388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선거인단은 승자독식 방식으로 구성돼 117석이 모두 범민주진영이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공산당은 선거제를 개편해 범민주진영의 참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제 개편안에는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위원회를 신설하고 입법회 직능대표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홍콩 민주주의 세력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있다. 고위급 위원회가 신설되면 홍콩 민주화 인사들의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블룸버그는 “후보자 자격에 공산당에 대한 존중과 애국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홍콩 각계 대표 60명과 함께 선거제도 개편안을 논의해 형식적, 절차적 단계를 마무리했다. 이날 전인대 폐막식 전 표결은 형식적 단계에 불과했다.

홍콩 통제 강화 등 민족주의 대두에 중국 고위급 내에서도 경고음이 켜졌다. 허이팅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상무부총장은 “중국이 개방을 확대하고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처리해 포퓰리즘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인식이 국제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미국인 10명 중 9명은 중국을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나 ‘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선거제 개편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인대 전 “이번 조치는 홍콩 자치권과 자유, 민주적 절차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EU 대외관계청 대변인은 “민주주의적 원칙과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날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존피함이 전날 대만해협을 지났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이 민감한 지역으로 여기는 대만 해협을 미군 함정이 지나는 것은 대중 압박 의도로 풀이된다. 장춘후이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미 군함의 행위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 의도적으로 지역 정세를 해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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