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도 조정장 진입...국영 펀드 개입에도 혼란 지속

입력 2021-03-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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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 상승·중국 정부 출구전략에 투자자 동요
‘국가대표’ 펀드, 홍콩서 주식 대량 매입
시장 안정에는 실패
당국, 계속해서 개입할 듯

▲중국 CSI300지수 추이. 9일 종가 4971.00. 출처 블룸버그
미국 국채 금리발(發) 금융시장 발작이 중국증시에도 옮겨붙었다. 중국 국영 펀드가 9일(현지시간) 증시 추가 하락을 막고자 긴급히 개입했지만, 시장의 동요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증시 대형주 벤치마크인 CSI300지수는 전날 3.5%로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끝에 지난달 10일 고점 대비 13% 빠지면서 결국 조정장에 진입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른바 ‘국가대표’로 불리는 중국 국영 펀드들이 이날 주식 매수에 나섰다. 홍콩의 한 트레이더는 “홍콩과 상하이, 선전증시 교차 거래인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본토 펀드들이 홍콩에서 주식을 활발하게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개입 소식에 이날 장중 한때 3.2%까지 급락했던 CSI300지수가 낙폭을 급격히 줄였지만, 오후 들어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면서 결국 2.2%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 2.3% 급락한 데 이어 이날 1.8% 빠졌다. 중국은 연중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현재 열리고 있어 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키려 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발작을 일으키면서 중국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이달 5일에 이어 또 장중 한때 1.6%를 돌파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셸 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중국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수개월 간 가파르게 올랐던 종목들이 차익 실현 매도에 취약해졌다. 다만 이는 정상적인 조정으로 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정책 방향도 증시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가 8%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도부가 성장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도 작년의 ‘3.6% 이상’보다 낮은 ‘3.2% 가량’으로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고강도 경기부양책을 편 중국 정부가 ‘부드러운 출구전략’ 가동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성장주를 내다파는 현상이 심화했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중국 시가총액 1위 업체인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전날 4.9% 급락하고 이날도 1.2% 빠졌다. 마오타이 주가는 최근 1개월간 21% 폭락하면서 시총의 4분의 1에 달하는 12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블룸버그는 당국이 당분간 시장에 개입해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 오랫동안 증시에서 ‘느린 강세장’을 조성하고자 노력해왔다. 가파른 상승세만큼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매우 경계한다. 특히 7월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려서 정부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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