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성의 날' 비껴간 경제계…女임직원 늘어도 고만고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전체 CEO 중 3.6%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 임원은 100명 중 5명, 여성 직원은 10명 중 3명으로 나타났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상장기업 전체 CEO 3187명 가운데 여성 CEO는 2019년 기준 3.6%인 115명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거래소와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여성 임직원 수 추이를 분석해 발표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여성 CEO 비율은 2.8%(75명)였다. 이어 2016년(87명)과 2017년(92명)은 3.1%로 같았고, 2018년은 3.5%(108명)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 여성 NGO 카탈리스트 조사 결과 지난 1월 기준 S&P500 기업의 여성 CEO 비중은 6.0%로 한국보다 높았다.

상장기업 여성 임직원 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전체 임직원 대비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15년 3.0%(727명)에서 2019년 4.5%(1314명)로 늘었지만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여성 직원은 2019년 25.6%(41만3461명)로 2015년(24.7%, 36만5816명)보다 0.9%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중은 2019년 기준 0.3%에 그쳤다. 남성 직원 중 남성 임원이 차지한 비율은 2.3%였다.

업종별 여성 임원 비율을 보면 교육서비스업이 1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예술ㆍ스포츠ㆍ여가서비스업 9.9%, 사업시설 관리ㆍ사업 지원ㆍ임대서비스업 7.8%, 정보통신업 6.9%, 전문ㆍ과학ㆍ기술 서비스업 6.9% 순이었다. 이들 업종은 최근 5년간 여성 임원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건설업으로 1.8%에 불과했다. 운수ㆍ창고업(3.2%), 금융ㆍ보험업(3.7%), 제조업(4.0%)도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업종으로 꼽혔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업계 특성상 남성 비율이 높은 석화 업계도 여성 임원 비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화 업체 13곳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임원(등기ㆍ비등기임원) 1059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5.3%인 56명으로 조사됐다.

석화 업체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아모레퍼시픽 여성 임원은 16명으로 전체 임원(69명)의 23.2%를 차지했다.

이어 LG생활건강 16.7%(8명), SK이노베이션 7.2%(7명), 코오롱인더스트리 6.8%(4명), LG화학 4.7%(8명) 순이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이전부터 여성 임원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천리(3.6%), 금호석유화학(2.2%), 한화솔루션(1.1%)은 여성 임원이 1명뿐이었다.

㈜한화는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한화 전체 임원은 100명이다. 다만, ㈜한화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SK(3.5%, 3명), 에쓰오일(3.2%, 3명), 롯데케미칼(2.7%, 3명), KCC(2.2%, 2명)도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석화 업체 임원 중 상당수는 이공계열 출신이 많아 상대적으로 남성 임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형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오 소장은 "CEO가 다수의 여성 임원을 배출하려는 의지와 여성을 위한 배려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 못지않게 대학에서 석화 업계 관련 분야를 전공하려는 여학생들이 많아져야 장기적으로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기업으로 진출해 임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