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회복 요원

입력 2021-03-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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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흥행 부진
채펙 CEO “스트리밍 활성화에 고객들 영화관 돌아올지 확신 못해”
세계 최대 중국 시장서도 인기 식어

▲디즈니+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한 해 할리우드는 악몽을 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영화관이 폐쇄되면서 ‘대어’들의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면서다.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악몽에서 깨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할리우드에 희망이 싹 텄다. 일상생활로 복귀하면서 극장가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의 영화 시장을 회복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영화 소비자의 이용 행태를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

박스오피스에서 이런 변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지난 주말 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뉴욕을 포함한 북미 2045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제작비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 를 쏟아부은 애니메이션의 성적은 860만 달러에 그쳤다. 2월 26일 개봉한 워너브러더스의 신작 영화 ‘톰과 제리’가 개봉 첫 사흘간 14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해도 초라한 수준이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부진을 두고 두 가지가 지적된다. 디즈니는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에 동시 개봉하는 전략을 택했다. 디즈니+ 구독자가 영화를 30달러에 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했다.

밥 채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 출시를 시도할 것”이라며 “1억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디즈니+에만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기다리지 않는다”면서 “지난 1년간 유명 영화들을 원할 때 집에서 즐겼다. 그들이 영화관으로 돌아올지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할리우드 영화들의 인기가 과거만 못하다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디즈니가 6개월 만에 중국에서 상영한 첫 영화다. 개봉 첫 3일간 중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840만 달러에 불과했다. 팬데믹 이전 디즈니의 화제작 ‘주토피아’와 ‘모아나’가 세운 성적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종식 수순을 밟고 있는 중국에서 현지 영화들이 연달아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갈등 여파로 현지 관객들이 자국 영화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18일 중국에서 개봉한 ‘원더우먼1984’는 2550억 달러를 벌었는데 이는 2017년 전작 대비 70%나 적은 수치다.

할리우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넘어야 하는 또 하나의 산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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