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떠난 검찰, 정권 수사 동력 떨어지나

입력 2021-03-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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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력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의 외풍을 막아주던 윤 총장의 부재에 더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내 친정부로 분류되는 인물이 검찰 수장이 되면 내풍에까지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수사 중인 정권 관련 사건은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윤 총장의 사의로 원전 수사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윗선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중요 사건인 만큼 신임 검찰총장이 영장 재청구 보류를 지시하면 이두봉 대전지검장도 다른 방법이 없다.

자료 삭제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 3명에 대한 공판도 오는 9일 예정된 상태지만, 공소유지도 곤란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신임 검찰총장 취임한 이후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특별공판팀장 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해 1월 인사에서 대구지검으로 발령 나 매번 서울과 대구를 왕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강백신 부장검사까지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을 받아 출장 형식으로 상경하고 있다.

재경지검의 부장검사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 등 정권이 연결된 사건의 동력이 약해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 예상되는데 미래가 암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전국 검찰의 지휘부인 대검찰청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차기 총장 인선이 완료될 때까지 당분간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법무부는 곧 신임 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전망이다. 차기 총장 후보로는 이 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교체 요구에도 자리를 지키면서 차기 총장설이 굳어지고 있다.

전북 고창 출신인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검찰 내 대표적 '친문(親文)' 인사로 꼽힌다. 일각에선 임기 말을 맞은 정권 입장에서는 여권을 상대로 한 수사를 막아 줄 최적의 '방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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