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위기탈출 기업들, 신사업 ‘무한도전’

입력 2021-03-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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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코로나19 백신과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하나 둘 움직이고 있다. 몇몇 대기업은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진출을 위해 정관변경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친환경, 화장품, 로봇, 위생관리, 수소 등에서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우리 기업은 위기가 닥치면 더 공격적으로 경영해왔다”며 “최근에는 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끝이라는 각오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나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주주총회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사업 목적에 항공모빌리티와 로봇 부품 제조·판매를 추가시키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로봇의 제조·수출입·유통·임대·유지보수 및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속도는 내는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이에 맞춰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는 △디지털 경제확산에 따른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등 개발 및 운영 △의료검사, 분석 및 진단 서비스업 △관광업 및 숙박업 등 총 7개의 사업목적을 추가 또는 변경키로 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에 오르면서 친환경 사업을 추가하는 기업들도 잇따랐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는 각각 폐기물 처분 및 폐수 등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LG상사도 친환경 사업 추진을 위한 폐기물 수집 및 운송, 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코스모화학도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며, 효성티앤씨는 화학섬유원료 재생업 및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화장품 및 위생생활용품 제조에 뛰어드는 기업도 많았다. 셀트리온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또한 문구회사인 모나미도 화장품 제조 및 판매를 비롯해 학원 프렌차이즈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한솔제지도 화장용품 등의 화학제품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본업과는 거리가 있는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도 다수다. 사무용 가구 업체인 퍼시스와 계열사인 의자전문업체 시디즈는 위생관리용역업과 소독 및 방제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생 및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신사업 도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LS전선아시아는 시장조사,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것을 이번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속옷 제조업체인 좋은사람들은 식품제조 판매 및 수출업, 공식품 제조 및 판매업,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 유통 등의 7개의 사업목적을 추가해 수익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퓨처넷과 화물차운송업을 하는 국보는 각각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과 전기차 제조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처럼 매년 주총시즌마다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는 이유로 새로운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과 실제 사업을 수행해 매출을 올릴 역량을 갖췄는지는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이익 회복을 위한 개선작업보다 유행하는 테마의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먼저 주가 상승을 확보하려는 적자기업 사례들이 늘고있다”며 “투자자들은 신사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감을 갖기 보다 주의깊게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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