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룸 무너지고 엔진 떨어져 나갈 만큼 충격 커
전방 ‘크럼블 존’이 초기 충격 흡수해 승객석 방어
수차례 전복에도 AㆍBㆍC필러와 지붕까지 멀쩡해
미국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SUV 전복사고를 당한 가운데 그가 운전했던 제네시스 GV80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고로 인해 엔진이 떨어져 나갈 만큼 충격이 컸음에도 구조 당시 우즈는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있을 만큼 의식이 뚜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형사고 충격 속에서도 승객석이 온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한 이른바 '크럼블 존(Crumble Zone)'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즈는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 12분께 LA 카운티에서 GV80을 몰다 전복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우즈를 구조한 LA 카운티 소방당국은 운전석 쪽으로 누운 제네시스 GV80의 앞 유리를 깨고 우즈를 구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는 사고 당시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등 의식이 뚜렷했다. 다만 다리에 복합골절을 입으면서 스스로 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즈가 몰던 제네시스 GV80은 내리막길 곡선 구간에서 중앙분리대를 충돌하며 넘어갔다. 이후 여러 차례 구르며 반대편 차선의 연석과 나무 등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차는 반대편 도로에서 약 9m 떨어진 비탈에 운전석 쪽으로 누운 채 멈췄다.
현지 경찰은 "전복 사고에도 차량 내부가 거의 파손되지 않았다"면서 “우즈가 살아남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우즈가 운전한 제네시스 GV80은 엔진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앞부분이 크게 파손된 것은 물론, 수차례 전복됐음에도 운전석과 동반석은 물론 실내 전반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충돌 테스트를 포함해 완성차의 종합 안전도를 평가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자동차는 전면 충돌 때 앞부분이 최대한 찌그러져야 오히려 안전도가 높다”라며 “대신 승객이 머무는 공간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최대한 보호되도록 설계한다”라고 말했다.
차는 충돌사고 때 쉽게 찌그러지는 크럼블 존과 승객이 머무는 세이프티 존으로 나뉜다. 크럼블 존은 최대한 찌그러지면서 1차 충격을 흡수한다. 세이프티 존은 외부 충격에도 철옹성처럼 승객을 보호하는 게 임무다.
앞범퍼와 엔진룸은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블 존이다. 이후 앞 유리와 승객석 전체는 세이프티 존에 속한다. 이번 타이거 우즈의 사고에는 크럼블 존과 세이프티 존이 각각 제 역할을 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고로 제네시스 GV80은 수차례 전복됐지만 차 지붕이 무너지지 않았다.
차 지붕 강성은 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 이른바 ‘필러’가 결정한다. 운전석부터 뒤쪽까지 A, B, C필러 순서로 부른다. 우즈가 탄 GV80은 차 앞뒤 면이 무너져 내릴 만큼 파손됐고, 수차례 전복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A, B, C필러는 물론 지붕까지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외신 보도 영상에서 사고 차를 크레인으로 바로 세우는 장면을 봤다”라며 “앞뒤 4개의 바퀴에 견인 줄을 연결해 차 전체를 들어 올렸다. 엔진이 떨어져 나갈만한 충격 속에서도 4개의 바퀴와 그 안쪽 범위는 온전하게 자리를 지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