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자충수’…비트코인, 테슬라 ‘족쇄’ 돼

입력 2021-0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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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5만 달러 선 붕괴...일일 등락폭 1000만 원 넘어
테슬라 주가도 2%대 하락...장중 13% 폭락도
“머스크의 발언이 현 상황 초래...부담 가중”

▲비트코인 가격 추이. 한국시간 24일 오후 3시 8분 현재 5만551.05달러. 출처 코인데스크
비트코인 전도사로 나섰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동이 도리어 자사 주가를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데, 테슬라 주가 역시 맞물려 요동치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전날 5만8000달러를 돌파하며 기세등등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순식간에 5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24시간 동안 고점과 저점 간 격차는 9394.66달러(약 1045만 원)로 집계됐다.

테슬라 주가 역시 하락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9% 급락한 698.84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 13% 폭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였다. 여전히 700달러 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회사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테슬라는 이달 초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15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테슬라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현금 자산의 다양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며 “조만간 테슬라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머스크 CEO가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다. 비트코인을 8년 전에 샀어야 했다”며 비트코인 투자를 부추기는 발언을 더 했다. 당시 4만5000달러 선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발언 이후 5만200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부담을 느낀 듯 머스크는 지난 주말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고 이는 비트코인 급락으로 이어진 악재로 작용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주가가 이제 변동성이 매우 큰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머스크가 현재 비트코인 흐름에 묶여 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구매로 10억 달러의 수익을 냈지만, 이번 주 보듯이 위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가 비트코인 시장에 뛰어들면서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전기자동차의 비전을 가릴 위험도 감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M&G의 에릭 로너건 펀드매니저는 “소셜미디어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테슬라처럼) CEO의 인지도가 자동차보다 10배 더 크다면,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테슬라가 기록한 장중 하락 폭은 지난해 9월 23일 10.34%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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