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단체, 램지어 규탄 움직임…논문 철회 청원운동·즉각 사임 요구

입력 2021-02-18 10:5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미국 동북부한인연합회 “역사 왜곡 논문 강력 규탄…즉각 철회·진정성 있는 사과 요구”

▲마크 램지어 교수가 2015년 9월 30일 하버드로스쿨 도서관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하버드로스쿨 유튜브캡처

미국의 한인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규탄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철회하는 국제 청원운동에 나서는가 하면, 램지어 교수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문제의 시작은 램지어 교수의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 논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부터였다. 그는 이 논문에서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를 ‘성노예’가 아니라 자발적 ‘매춘부’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일본 정부의 강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2019년 쓰여진 이 논문은 일파만파 파문을 일으키면서 미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미국 내 한인 단체들도 국제적인 청원운동에 힘을 보탰다. 뉴욕·뉴저지·코네티컷·매사추세츠·델라웨어한인회 등이 참여한 미국 동북부한인연합회는 16일(현지시간) 하버드대와 인접한 동북부 지역 70만 한인을 대표해 글로벌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청원을 올렸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서명을 받은 뒤 이를 하버드대 로스쿨과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출간하는 국제법 경제리뷰에 각각 보낼 계획이다.

동북부한인연합회는 한글과 영문으로 쓴 성명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쟁이라는 엄혹한 시기에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된 지독한 인권 유린이자 무자비한 성폭력으로, 절대로 왜곡돼선 안 되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며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을 강력히 규탄하며 해당 논문의 즉각적인 철회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인 단체들도 램지어 교수에 대한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으며, 일부 단체들은 그의 즉각 사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로스앤젤러스(LA) 지역에 있는 33개 한인 단체들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이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피해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 앞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엄격하게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와 매사추세츠주한인회, 아시아계미국인청년협의회(AAYC)는 램지어 교수를 하버드대 교수진에서 즉각 끌어내리라고 촉구했다. 매사추세츠주한인회는 3·1절인 내달 1일 하버드대 앞에서 규탄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