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복귀'...WHO 돌아오는 미국 “이달 말까지 2억 달러 이상 내겠다”

입력 2021-02-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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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장관 “이달 말까지 낼 계획”
중국에 투명한 정보 공유 우회적으로 촉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이달 말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막대한 규모의 분담금을 내겠다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원인 규명에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이달 말까지 WHO에 2억 달러(약 2215억 원) 이상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WHO 회원으로서 우리의 재정적 의무를 이행하는 중요한 단계이며, WHO가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새로운 약속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어 “모든 나라는 현재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의 몫을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효율적인 인도주의적 대응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강력한 보건 역량과 안보 구축에 다자주의와 WHO가 필수적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180도 달라진 미국 정부의 태도를 반영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WHO가 중국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며 지난해 7월 WHO에 탈퇴를 공식 통보했고, 6200만 달러 규모의 분담금도 내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WHO 복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취임 직후 복귀를 선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중국이 투명하게 임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중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전문가 조사와 보고서는 과학과 사실에 기초한 독립적인 연구 결과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더 잘 이해하고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국가는 확산 초기의 모든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앞으로 모든 국가는 팬데믹을 예방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투명하고 강력한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한다”며 “투명성과 정보 공유, 국제 전문가의 접근성은 전 세계의 공통된 방식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WHO 코로나19 기원조사팀의 조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조사팀에 제대로 된 데이터를 주지 않았다는 보도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성명을 내고 “중국은 확산 초기 자료를 공유하라”며 “조사 보고서는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14일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은 최근 수년간 WHO 등 다자기구를 심각하게 약화하고 코로나19 국제협력에 중대한 해를 끼쳐왔다”며 “WHO는 마음대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유원지가 아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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