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수업 더는 못 참아”...미국서 ‘등교’ 찬반 논쟁 가열

입력 2021-02-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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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정서·신체적으로 좋지 않다 vs. 학생·교사·지역사회 모두 위험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지방법원에서 작년 9월 15일 학생들을 등교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프레즈노/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등교 찬반 논쟁이 뜨겁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학교 문을 다시 여는 것을 두고 등교를 요구하는 학부모들과 이를 반대하는 교사 노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학교를 폐쇄하면서 5000만 명 가량의 학생들이 집에서 수업을 들은 지 일 년이 다 돼 간다.

등교를 찬성하는 측은 더 이상의 원격 수업을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수업 방식이 학생들에게 학업·정서·신체적으로 좋지 않다며 가능한 빨리 교실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새 안전 가이드라인 하에 학교 재개방을 권고했다는 점도 내세우며 지침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교사 노조와 일부 학부모들은 등교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학교에 환기구 등 안전을 보장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지금 시점에서 등교는 학생·교사·지역사회를 모두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학생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등교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백신인데 현재 접종 차질로 교사들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다.

CDC 분석에 따르면 백인 부모들보다 흑인, 라틴계 부모들이 등교에 더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전 지침 준수에 대한 신뢰가 덜해서다.

한 달 넘게 이어진 교사와 학부모 간 ‘전쟁’ 끝에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교사 노조와 합의, 더 많은 학교의 문을 열기로 했다.

한편 소송 중인 곳도 있다. 뉴저지 몬트클레어 교육구는 교사 노조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

갈등은 일주일 내내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교육구에서 특히 심하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교육구의 한 감독관은 “학생들의 등교가 계속 미뤄질수록 갈등은 격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학교 밖에서 시위하고 있는 학부모들과 교사 노조 간 합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좌절보다 더한 단어가 있나요?”라면서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학교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들의 첫 번째 임무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라면서 “그게 그들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CDC 분석에 따르면 18세 이하는 성인에 비해 감염이 덜하고 중증 환자 혹은 사망도 적다 .1월 말 기준 20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임기 100일 내 상당수 학교가 일주일에 5일 등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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