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판단 받자”

입력 2021-02-16 14:29수정 2021-02-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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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교수 시켜 거짓말…완전한 인정과 사과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3)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판단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표를 맡은 이 할머니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문제의 피해자 중심적 해결을 위해 이 문제를 유엔 사법기관인 ICJ에 회부해 국제법적 해결을 모색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께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문 대통령에 이같이 요청한 이유는 당사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ICJ에 사건이 회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 정부가 합의해야 ICJ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판단 받을 수 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적반하장으로 우리 법원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우기고 있다. 지금도 미국에서 하버드 교수를 시켜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완전한 인정과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방법이 없다. 우리 정부가, 국제법으로 일본의 죄를 밝혀달라”며 “ICJ에서 공정한 판단을 받고 완전한 해결을 하고 양국 간에 원수 지지 말고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와 함께 추진위를 결성한 연세대 법학연구원 신희석 박사는 ICJ 제소를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신 박사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요구하는 것은 금전적 배상 아니라 과거 행위에 대한 사죄, 책임인정, 역사교육"이라며 "그러나 국내 소송을 통해서 실현하기엔 상당한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가 ICJ에 한 번도 소송해 본 경험은 없지만 승산이 있다"며 "어떤 판결이 내려지든, 위안부가 국제법 위반이었는지 여부는 판단할 수밖에 없고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당시 행위의 불법성을 확인할 기회"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당사자들은 법원에서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와 적절한 역사 교육 등을 조건으로 소 취하 제안을 했지만 일본 정부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 논문에서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 자발적 '매춘부'인 것처럼 묘사하고 일본 정부의 강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는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전역의 법대 학생 800명도 이 성명에 연명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램지어 교수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이 있으니 나의 논문에 대해 기꺼이 학생들과 대화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더 이 주제에 관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할머니는 17일 하버드대 아시아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가 주최하는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 관련 증언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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