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슈퍼 마리오’ 시대 열렸다…드라기, 총리 공식 취임

입력 2021-02-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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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8년간 ECB 총재로 활동
재정위기 극복하며 ‘슈퍼 마리오’ 별명도
이탈리아, 지난해 경제성장률 -8.8%로 EU 중 최악 성적
코로나19 확산도 여전히 부담

▲마리오 드라기 신임 이탈리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첫 내각 회의를 열고 있다. 로마/로이터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시절 유럽을 재정위기에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슈퍼 마리오’로 불렸던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가 이탈리아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최악의 경제 성적을 기록했던 이탈리아를 수렁에서 건져낼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드라기 신임 총리는 이날 23개 부처 각료들과 함께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궁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돌입했다. 취임식 이후에는 총리 관저인 키지궁으로 자리를 옮겨 곧바로 첫 번째 내각 회의를 열고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드라기 총리는 현재 이탈리아가 직면한 보건, 사회, 경제 위기를 일일이 거론하며 국가 부흥이 새 내각의 사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드라기 총리는 1946년 이탈리아 공화국 수립 이래 30번째 총리이자 67번째 내각 수장으로 기록됐다. 또 2011~2012년 중립 내각을 이끌었던 경제학자 출신 마리오 몬티에 이어 10년 만에 비정치인 출신 총리다. 무엇보다 이번 이탈리아 총리 취임은 지난 10년 새 7번째로, 난관에 봉착한 국정 운영 상황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 ECB 총재로 취임해 8년간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을 담당한 드라기 총리는 당시 과감한 행보와 발언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그의 이름에서 딴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도 생겨났다.

그랬던 드라기 총리는 이제 이탈리아에서 막대한 책임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EU가 지원한 2000억 유로(약 268조 원) 규모의 자금을 어떻게 분배하고 활용할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도 과제다. 지난해 2월 유럽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겪었던 이탈리아는 지금도 하루평균 1만 명 이상의 확진자와 300~400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지난해 11월부터 야간 통행 금지와 장거리 여행 제한 등의 조처를 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8.8%로 EU 회원국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58% 규모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CNBC는 “이민과 인프라 개발, 복지 등 현안에 대해 극단적으로 반대 의사를 보이는 정당들이 포함된 이탈리아 연립정부에서 드라기 총리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라며 “매일 수백 명이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고 총리가 상황을 정리할 시간은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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