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예산국의 경고...“최저임금 2배 인상하면 일자리 140만개 감소”

▲미국 의회예산국(CBO)가 8일(현지시간)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할 경우 2025년까지 일자리가 140만개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2017년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 모습.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이 연방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재 두 배 수준으로 인상하면 14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할 경우 2025년까지 14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54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적자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현행 시간당 최저임금은 7.25달러(약 8130원)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제시한 대로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시간당 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한다면 약 1700만 명의 임금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미국 노동자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또 현재 시간당 15달러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 중 1000만 명 가량도 최저임금 상승 시 지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빈곤층에서 벗어나는 미국 국민은 9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효과보다 부작용 규모가 더 클 것이란 게 CBO의 진단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고용주들이 일자리를 줄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140만 명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CBO는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될 경우 정부 지출도 늘기 때문에 올해부터 10년간 미국 연방정부의 누적적자가 540억 달러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시간당 최저임금이 15달러 미만인 간병인 임금이 높아지게 되면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Medicaid)와 노인 의료보험 제도(Medicare)에 대한 정부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

앞서 민주당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넘긴 초대형 경기부양 안에도 15달러로의 최저임금 인상안이 담겼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상당히 강한 상황이다. 공화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CBS 방송에서 “경기부양책에 최저임금인상안을 포함하긴 했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있을 것 같진 않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낸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지난 30년간 경제 분야 연구의 80%가 실업문제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줬으며, 특히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은 10대나 청년층, 저학력층에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전문가 집단도 상당하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