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경영서 손 뗀다…재시 AWS CEO가 뒤 이어

입력 2021-02-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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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CEO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직책 변경
워싱턴포스트·기후변화 펀드 등에 초점
아마존, 지난해 4분기 사상 첫 1000억 달러 매출 돌파
재시, 반독점 규제 당국·노조 관계 설정이 과제로

▲2019년 6월 6일(현지시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가 3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가 내정됐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이조스는 “올해 3분기 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며 “재시를 차기 CEO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존의 CEO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이 부여됨과 동시에 소모적인 일이었다”며 “그러한 책임을 갖게 되면 다른 일에 관심을 두기 어렵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의장으로서 앞으로도 아마존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리에서 물러나면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와 기후변화 펀드인 베이조스어스펀드, 민간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 등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계획이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아마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회사가 눈부신 성장을 보인 시점에서 재시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아마존은 며칠 전 발표한 애플과 마찬가지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아마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1255억6000만 달러(약 140조 원), 순이익은 2.2배 불어난 72억2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매출과 순익 모두 월가 전망을 웃돌았다. 시장 예상은 매출 1197억 달러, 순익 37억 달러였다. 아마존의 캐시카우이자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사업부 AWS는 전년보다 28% 증가한 127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 분기별 매출 추이. 단위 10억 달러. 작년 4분기 약 1256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쇼핑 부문이 급성장했다. 회사의 전체 전자상거래 매출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50% 성장했다. 통상 7월 열리던 대규모 행사 시즌인 아마존 프라임데이가 코로나19로 10월에 열린 점도 4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후임 재시 CEO는 회사가 크게 성장한 시점에서 자리를 물려받게 됐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반독점 규제 강화를 비롯해 IT 대기업 전방위 조사에 나선 규제 당국과의 관계 설정에 나서야 한다. 조 바이든 정권이 기업 규제 스탠스를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실적 발표 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이 자체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플렉스에 소속된 배송 기사들에게 6170만 달러를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기사에게 제공한 배달 수수료 일부를 회사가 취한 혐의다. FTC는 2019년부터 이 부분을 문제 삼고 조사해 왔다.

이와 별개로 앨라배마주에 있는 물류창고에서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노조 결성을 두고 투표가 진행 중이다. 재시 CEO는 취임과 함께 당국과 노조 양측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 출신인 재시 차기 아마존 CEO는 베이조스와 초창기부터 동고동락했다. 1997년 소규모 온라인 서점이었던 아마존에 입사해 CD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일을 도왔다. 2000년대 초반에는 베이조스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터 플랫폼을 준비했다. 한 마디로 AWS를 지금과 같은 시장의 절대 강자로 키운 것이 재시다.

한편 베이조스는 올해 초 3년 넘게 보유했던 세계 1위 부자 타이틀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넘겨주게 됐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는 이날 머스크 재산은 1900억 달러, 베이조스는 1880억 달러로 집계했다.

▲아마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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