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경고…100년 만에 ‘광란의 20년대’ 재연될 수도

입력 2021-01-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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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독감 종식 후 호황기 맞았던 1920년대 상황과 유사”
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우려도
“100년 전처럼 현재 서구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

▲제스 스탤리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월가에서 현재 상황이 100년 전 ‘광란의 20년대’와 너무 흡사하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계 다국적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의 제스 스탤리 최고경영자(CEO)는 다보스 어젠다 포럼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세계 경제가 1920년대의 초호황기를 재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탤리 CEO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황이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 이후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2월부터 1920년 4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전 세계를 강타했던 전염병이다. 당시 스페인 독감에 걸린 사람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5억 명에 달했으며 수천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독감이 휩쓸고 간 후 10년간 미국과 유럽은 경제와 문화적으로 부흥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제1차 세계대전이란 대악재가 함께 사라지면서 소비와 투자 바람이 거세졌고, 주식시장은 연일 호황을 누렸다. 1920년대를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스탤리 CEO는 현재 전 세계 경기와 1920년대 전후 상황은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염병 발현 및 종결, 신기술의 확산, 교통 혁명, 정치적 양극화, 강대국 간 대치, 증시 급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1920년대) 전염병이 결국 해소된 뒤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현재 JP모건체이스나 바클레이스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엄청난 규모의 구매력이 축적돼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대출을 줄이고 예금을 늘려왔으며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광란의 20년대’가 최악의 상황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1920년대 말 뉴욕증시는 투기세력 등의 영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는 대공황에 빠졌다. 스티븐 킹 HSBC 수석 경제 자문은 현재 주식시장 랠리가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등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조치들이 끝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그간 주요국 정부가 실행했던 통화정책 문제가 불거질 리스크도 커진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으로 뒤처진 이들에게 급등한 주식시장은 ‘즐겁지 않은 위로(cold comfort)’가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대공황이 서구 민주주의 가치를 뒤엎고 유럽식 파시즘이나 소련 공산주의 등장을 불러온 것처럼 오늘날 서구 민주주의도 코로나19에 따른 불평등 확대, 가짜 뉴스 증가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이후 경기와 증시 회복 가능성에 대해선 환호할만하다“면서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눈물로 끝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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