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신 안 써”...구매국 불만 폭주에 중국 ‘백신외교’ 흔들

입력 2021-0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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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백신 구매국들, 효과 부족ㆍ배송 지연 불만 여론에 진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직원이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한 국가들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당초 홍보와 달리 낮은 데다 배송도 늦어지자 일부 국가에서 불만 여론이 들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산 백신을 서둘러 구입했는데 역효과가 난 셈이다.

필리핀은 일부 국회의원들이 정부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구입한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중국 백신을 못 믿겠다는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정부가 나서서 “중국산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접종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백신에 대한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면서 “이대로는 어떤 중국산 백신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신 예방효과가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게 나타나면서 불안을 부채질했다. 터키는 자국에서 진행된 중국 백신의 예방효과가 91%라고 밝혔지만 인도네시아에서 6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도 초기에 78%라고 했지만 12일 5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백신 예방효과가 50%라는 게 효과가 있는 건가”라며 비난했다.

배송 지연도 문제가 됐다. 터키는 지난해 12월까지 1000만 회분의 시노백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달 초까지 확보한 물량은 300만 회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중국은 성명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백신 수요가 급증했다”고 해명했다.

브라질도 중국의 백신 원료 배송이 늦어지자 최근 인도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200만 회분을 수입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앞세워 국제사회 영향력을 높이려고 했다. 중국은 모더나와 화이자 등 서구 제약회사 백신 관련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면서 자국 백신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선진국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싹쓸이’하면서 신흥국·저개발 국가들의 중국 의존도가 커진 부분도 있다. 중국이 계약을 체결한 국가만 최소 24개국이다.

중국이 백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배송 지연까지 초래하면서 호기롭게 추진했던 ‘백신’ 외교도 물거품이 되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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