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실적 부진한데 주가는 올해 275% 폭등...“전형적인 투기판” 경고

입력 2021-01-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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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집중적으로 사들인 개미들...헤지펀드 대응하면서 주가 천정부지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 주가 추이. 출처 구글파이낸스
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올해만 275% 뛴 기업이 있다.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전형적인 투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게임스톱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8.12% 오른 주당 76.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널뛰기 장세가 연출됐다. 한때 주가가 두 배 이상 뛰면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주가가 하락 전환해 반토막이 났다. 하루 주가 변동 폭이 140%를 넘어섰다.

지난해 10달러에 못 미쳤던 게임스톱 주가는 이달 중순 들어 치솟아 올해만 275% 상승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가 과열은 회사 실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달 초 게임스톱은 지난해 연휴시즌 매출이 5% 상승했고 온라인 매출은 3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장 폐쇄 등으로 전체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솔, PC,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올해와 내년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앤드류 레프트 시트론 창업자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게임스톱을 ‘실패한 소매업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21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게임스톱 주가가 20달러까지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실적 및 전망이 부정적인 데도 주가를 천정부지로 떠받치고 있는 세력은 다름 아닌 개미들이다.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의 주식게시판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WSB)’에는 회사를 공격적으로 띄우는 글들이 눈에 띈다. 개인투자자들이 뛰는 주가에 올라타면서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여기에 공매도 세력이 대응에 나서면서 기름을 부었다. 공매도(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에 나선 헤지펀드들이 게임스톱 주가가 뛰자 다급한 나머지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숏 스퀴즈(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것)’에 대거 나선 것이다. 게임스톱 주식은 미국 증시 내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미들이 주가를 띄우고 헤지펀드가 대응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이 벌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투기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줄리안 엠마누엘 BTGI 주식·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일부 폭등하는 종목들의 최근 흐름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와 매우 흡사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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