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이 던진 주택 매물 개인이 '92%' 매수..."집값 하락 없었다"

입력 2021-01-20 10:04수정 2021-01-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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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들이 지난해 말 시장에 주택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매물의 90% 이상을 개인들이 매수하면서 집값 하락은 나타나지 않아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들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세금 중과를 앞두고 법인들이 지난해 말 주택 매각을 서둘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매물을 개인들이 매수하면서 집값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법인이 매도한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아파트 포함)은 총 5만87건으로, 전달(3만3152건)보다 51.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월간 기준으로 7월(5만64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당시 6·17 대책과 7·10 대책 등으로 정부가 법인 주택 거래와 관련 세제를 강화하면서 법인 매물이 쏟아진 바 있다.

법인들이 작년 말에 주택 매도에 대거 나섰던 건 올해 1월부터 법인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이 인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는 법인의 주택 양도 차익에 대해 기본 법인세율(10∼25%)에 추가세율 10%를 더해 과세했지만, 이달부터는 추가세율이 20%로 올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부터 법인 주택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강화하면서 법인으로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며 "법인은 개인과 다르게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말까지 매도 선택에 어려움이 따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법인의 주택 매도 건수를 시·도별로 보면 경기(1만6644건)에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산(4788건), 서울(4275건), 경남(4001건), 경북(3281건), 충남(3206건), 대구(2524건), 전북(2181건), 광주(19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법인이 시장에 던진 매물 대부분을 개인이 소화하면서 집값은 하락하지 않았다. 지난달 법인이 매도한 주택의 92.4%를 개인이 매수했다. 4.4%는 다른 법인, 3.2%는 기타 매수자가 사들였다.

정부는 세제를 강화하면 법인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물건이 시장에 풀리면서 집값이 하락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선 개인들이 매물을 사들이면서 집값 안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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