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년 만에 CEO 교체 승부수…전 CTO 겔싱어 선임

입력 2021-01-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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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자 인사 단행
경쟁사 성장과 고객사 독립 선언 위협에 승부수

▲인텔이 2월 15일자로 겔싱어 차기 CEO를 선임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위기의 인텔이 1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2009년 회사를 떠났던 팻 겔싱어 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인텔의 차기 수장 자리에 올랐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인텔은 2월 15일 자로 밥 스완 CEO를 사임하고 겔싱어 현 VM웨어 CEO가 취임한다고 밝혔다. 스완 CEO는 지난해 1월 취임 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인사는 회사의 거듭되는 부진 속에 단행됐다. 인텔은 지난해 경쟁 업체의 부상과 고객사의 독립 선언으로 이중고를 겪어 왔다. 시가총액에선 이미 경쟁사인 엔비디아에 따라 잡혔고, 인텔과 격차가 벌어져 있던 AMD 역시 대만 TSMC와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인텔을 위협했다. 스완 CEO 역시 지난해 7월 실적 발표 당시 “최첨단 칩 제조 일부를 아웃소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경쟁이 쉽지 않음을 인정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칩 제조 기술 경쟁에서 이미 삼성전자와 TSMC에 뒤처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 칩 ‘M1’이 탑재된 신제품을 공개하고 인텔 의존 낮추기에 돌입하면서 회사의 입지도 좁아졌다. CNBC는 “애플의 독립은 인텔과의 15년간의 제휴 관계를 끝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행동주의 투자자인 대니얼 롭 서드포인트 CEO가 사업 일부를 매각하는 등의 전략을 모색하라고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인사 소식에 롭 CEO는 “겔싱어를 위해 모든 관계자가 한발 물러난 것은 옳은 일”이라고 평했다.

겔싱어 차기 CEO는 과거 인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여년 근무했다. 이후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맡았던 그는 2009년 회사를 떠났고 이후 12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이번 인사에 대해 오마 이쉬라크 인텔 이사회 의장은 “겔싱어는 뛰어난 혁신과 깊은 지식을 갖춘 입증된 리더”라고 평했고, 겔싱어는 “이 중요한 시기에 회사와 업계, 국가를 위해 인텔에 다시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에 인텔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97% 급등한 56.95달러에 마감한 반면, VM웨어 주가는 6.79% 급락한 133.20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텔은 지난해 약 600억 달러(약 66조 원)의 시총을 날렸다”며 “애플이 맥 제품을 인텔이 아닌 자체 디자인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한 것은 인텔이 여전히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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