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든 취임 앞서 동남아 결속 나서…왕이 외교부장 순방길

입력 2021-01-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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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작으로 인도네시아ㆍ브루나이ㆍ필리핀 방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완화로 미국 견제에 돌파구 마련 의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을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서울/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이 동남아시아 결속에 나섰다. 그간 남중국해 분쟁 등으로 매끄럽지 않았던 외교 관계를 개선, 미국의 견제에 맞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미얀마 공식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미얀마 방문 이후엔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필리핀 등을 방문한다. 왕이 부장은 앞서 아프리카 5개국을 방문한 직후 이번 일정을 소화 중이다.

각국 방문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지만,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외교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왕이 부장이 최근 확정된 아웅산 수치 2기에 대한 지지를 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중-미얀마 간 경제회랑(CMEC) 작업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상 중인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은 윈난성과 인도양을 잇기 위한 교두보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필리핀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방문할 시 무역과 투자, 인프라 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 대응이 핵심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간 이들 국가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마찰을 일으켜왔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상에 출몰하는 중국 해안 경비정과 어선들을 꾸준히 퇴치했고, 불법 조업을 일삼던 일부 선박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폭파해 중국 측에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 중 하나로 남중국해 갈등을 활용해 왔다. 지난해엔 일본, 호주, 인도와 쿼드(QUAD) 협의체를 만들고 여러 차례 회담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착취와 부패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우린 남중국해 또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왕이 부장의 이번 순방길이 차기 미국 정부의 등장에 앞서 중국이 동남아와의 관계를 결속시키기 위함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SCMP는 “왕이 부장의 방문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선서를 불과 며칠 남기고 진행됐다”며 “그는 앞서 아프리카에서도 군사와 농업, 인프라 등 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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