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속도 5030’ 전국 4월 17일부터 시행… 보행자 사망사고 줄인다

입력 2021-01-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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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교통안전공단 중점 추진… 시범지역 사망사고 64% 줄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올해 4월 17일 전국적으로 시행될 안전속도 5030 정책이 보행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 실시 중인 2018년 12월 서울 광화문 사거리의 과속 단속 카메라에 제한속도 ‘50’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붙어 있다. 뉴시스
올해 4월 17일부터 전국 도시지역 일반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50km로,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낮아진다.

10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안전속도 5030’ 정책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올해 4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안전속도 5030은 보행자 안전수준의 개선을 위해 전국 도시지역 일반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 이하로 제한속도를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이 2016년부터 지속해서 추진해온 ‘도심속도 하향정책’이다.

◇‘빠른 이동성’→‘안전’ 우선 =‘차량’ 중심의 이동성이 강조됐던 교통 환경에서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빠른 이동성’보다 ‘안전’의 가치를 우위에 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29개국 중 칠레(3.8명)에 이어 두 번째로 아주 높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0명이다. 주요국을 보면 독일이 0.6명, 영국과 프랑스 0.7명, 일본 1.3명, 미국이 1.8명으로 우리보다 훨씬 낮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현행 편도 1차로 60㎞/h 이내, 편도 2차로 이상 80㎞/h 이내에서 도시지역은 50㎞/h 이내(단, 필요 시 60㎞/h 적용)로 제한하도록 했다. 도시지역 외는 현행과 같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도시부 제한속도를 시속 50㎞ 이하로 권고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OECD 37개국 중 31개국이 도시부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설정하고 있다.

안전속도 5030은 단순히 운전자의 과속을 제재하는 정책이 아니라 차량이 보행자과 충돌하더라도 그 부상 정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2018년 공단에서 시행한 보행자 충돌실험 결과 시속 60㎞ 충돌 시 중상 가능성이 92.6%로 보행자가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50㎞에선 72.7%, 30㎞에선 15.4%로 크게 낮아졌다. 실제로 덴마크와 독일은 도시부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하향한 뒤 교통사고가 각각 24%,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속도 5030의 시범 운영 지역인 서울 종로 및 전국의 68개 지역에서 교통사고의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서울 종로(세종대로사거리~흥인지문교차로)를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 시행 전(2017년 7~12월)과 시행 후(2018년 7~12월)의 교통사고 분석결과, 보행사고 건수는 15.8%, 보행 부상자 수 22.7% 감소했고 전국 68개 지역에서 같은 기간 전체 사고 건수는 13.3%, 전체 사망자 수 63.6%, 치사율은 58.3% 각각 낮아졌다.

◇고령자 보행사고·소음 예방 효과적 = 안전속도 5030 정책 시행 시 특히 보행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공단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제한속도가 높은 도로에서 운전자가 보행자에 양보하는 비율이 낮으나, 제한속도가 낮은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또 최근 3년간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 1만1315명 중 43.9%(4972명)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고령 운전자는 비고령 운전자보다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낮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주행속도별 운전자의 주변 상황 인지능력 변화를 보면 시속 60㎞ 이상으로 주행 시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인지능력은 43.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주행속도가 감소할수록 인지능력이 높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

공단 관계자는 “고령 보행자는 비고령자 보다 보행속도가 느림에도 불구 차량과의 거리가 더 가까이 있을 때도 횡단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차량의 속도가 높을수록 비고령자와의 차이는 증가해 제한속도 하향이 고령자의 횡단판단 오류를 줄여줘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전속도 5030은 도로교통소음의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시속 60㎞로 주행할 때 평균 소음은 76.2dB로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른 ‘소음 환경기준’인 75dB을 초과한다. 반면, 시속 50㎞ 이하로 주행한 경우에는 평균 소음이 73.6dB 이하로 소음 환경기준을 만족한다. 최근 차량의 속도를 낮춰 보행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확대 중인 ‘교통정온화(Traffic Calming) 시설’이 유럽에서는 교통사고 감소가 아닌 주거지역 소음감소를 위해 도입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우리나라 역시 미세먼지 등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도로의 교통소음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의 속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정체 우려…혼잡시간대 빨라 = 운전자들은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할 경우 통행속도의 감소와 통행시간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은 전국 10개 지역 27개 노선(평균 10㎞)을 시속 60㎞와 50㎞로 각각 주행했을 때 통행시간의 차이는 단 2분에 불과했으며 서울과 부산에서 약 10㎞의 거리를 시속 60㎞와 50㎞로 각각 주행했을 때 택시요금의 차이는 200원 이하로 차이가 미미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 종로(세종대로~동대문역 방면) 구간에서는 제한속도 하향에도 불구하고, 낮(오전 8~11시)에는 오히려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3.3㎞ 증가하기도 했다. 도시지역 제한속도 하향에 대해 대부분 국민이 찬성하고 있으나 운전자(78.0%)가 비운전자(90.4%) 대비 수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또 운전자의 60.5%는 제한속도 하향으로 교통정체 발생이 우려했다. 이에 공단은 올해 운전자가 실제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정체 길이, 정체유지 해소시간 등에 대한 교통정체 영향분석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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