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ASF대책을 재점검 할 때

입력 2021-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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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장·수의학박사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장·수의학박사
지난해 10월에 화천의 2개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에 추가 발생은 없지만 야생멧돼지에서는 이제 900건이 넘었다. 최근 그동안 발생이 없었던 강원도 영월과 양양에서 발생은 많은 우려와 현재까지의 대책들을 재점검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ASF의 대책은 양돈산업의 보호라는 확실한 목적이 있고, 이를 위해 멧돼지 차단과 농장 내로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는 방역이 중심이 되고 기타 관련되는 일들이 이루어져 왔는데 몇 가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멧돼지와 관련된 사항이다. ASF는 멧돼지와 집돼지를 오가는 질병으로, 농장의 피해를 줄이려면 멧돼지 개체수를 대폭 줄이고 멧돼지가 여러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번 영월과 양양 확산으로 광역수렵장 운영과 수렵 등의 방법이 부작용이 있어 중단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으나, 수렵 등은 중단해서는 안된다. 개체수를 줄이려는 목표가 잘못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정에서의 문제들은 방법을 개선하며 해결해나가면 된다. 방법이나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로 목표, 목적까지 흔들리면 안된다.

영월 발생 개체의 감염 추정일이 광역수렵장 개장일인 12월 14일보다 앞서는 12일인 점을 감안하면 광역수렵장 운영과 영월의 발생을 연관 짓는 것은 어렵고, 그간 광역수렵장에서 1000마리가 넘는 멧돼지가 포획되는 성과도 있었다.

정부는 민간전문가와 함께 발생지역, 예방지역 등을 구분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양돈밀집지역이나 양돈장 주변을 중심으로 개체수 감소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개체수 감소작업과 사체 수색 등에는 방역전문가도 필수적으로 참여하여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전파 우려도 대응해야 한다.

멧돼지의 이동을 막기위해 설치해 놓은 1000㎞이상 울타리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뚫려있거나 훼손된 곳들을 보강하고, 설치위치도 완전하게 밀폐시킬 수 있는 마을 뒤쪽으로 이동 등을 한다든지하여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넓은 지역보다는 좁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멧돼지 개체수 저감도 필요하다.

둘째, 농가 스스로의 방역 실천이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느끼고 실천하는 것이다. 멧돼지의 개체수 감소를 비롯한 여러 대책들은 100% 질병의 차단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고 가능성을 줄이는 작업들이다. 최종 차단은 각 농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양돈인들에게 삶이고 전부인 농장이기에 스스로 목숨걸고 지켜야 한다.

그래서, 울타리를 설치하고, 외부인과 차량을 차단하고, 농장 입구에서 철저한 방역, 돈사입구에서 신발교체와 손씻기는 기본이고, 현장전문가, 경험있는 농가, 정부에서 추천하는 방법으로 시설을 보강하고 비장한 각오로 방역원칙을 지켜야 한다.

방역은 누가 도와주기까지 기다리는게 아니라 당장, 내가 먼저 하는 것이다. 나의 행동하나가 양돈산업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책임의식이 필요하고, 충분한 정부의 지원과 현장실행을 위한 전문적인 업무에는 협회같은 생산자단체, 수의사회 등의 전문가집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셋째, 이번을 기회로 양돈산업 전체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농가와 정부가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는 것이 모든 시스템의 기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농장과 질병위생 관리를 하는 수의사 간 연결제도, 농장위생등급제로 우수농장 혜택을 강화하여 자발적인 방역참여 유도, 재난형질병시 지역단위 도축, 분뇨처리가 가능토록하는 제도, 멧돼지에서 발생이 양돈산업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외에도 많은 아이디어를 농가, 업계, 정부가 같이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정부와 양돈업계가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욱 협력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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