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원한 카이스트 정원석 교수, 치매ㆍ자폐증 치료 돌파구 마련

입력 2021-01-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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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뇌가 기억 유지하는 방식’ 규명
자폐증ㆍ조현병ㆍ치매 등 뇌 신경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 마련
국내 연구팀 공동 연구 결과,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

▲'성인의 뇌가 기억을 유지하는 방식'을 규명한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국내 연구진이 ‘성인의 뇌가 기억을 유지하는 방식’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 뇌·인지과학 연구 분야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카이스트(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이 한국뇌연구원 박형주 박사팀과 공동으로 뇌에서 시냅스가 제거되는 새로운 방식을 성인의 뇌에서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3일(영국 현지시간)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됐다.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는 뇌 안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시냅스는 사라지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성된다. 그러나 어떻게 기존의 시냅스가 사라지고, 이렇게 사라지는 현상이 뇌의 기억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신경교세포는 뇌에서 뉴런을 도와 뇌 항상성 유지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로 ‘별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는 이 세포들 중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로 알려져 있었다.

▲뇌에서 뉴런을 도와 뇌 항상성 유지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인별아교세포(하얀색)와 미세아교세포(파란색)가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뉴런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교세포 중 가장 숫자가 많은 ‘별아교세포’가 뇌가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에 시냅스를 제거한다는 자신들의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일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고, ‘별아교세포’가 더 활발하게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방식을 검증했다.

시냅스가 제거되고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에 별아교세포가 미치는 영향이 뇌가 기억을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필수인 것을 생체에서도 확인했다.

정원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현상을 조절하게 할 수 있다면 자폐증, 조현병, 치매 등 뇌 신경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2017년 6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으며, 박형주 박사팀은 한국연구재단 뇌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 분야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 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634개 과제에 8125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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