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보다 먼저 백신 맞고 ‘셀카’ 올린 그리스 장관들...국민들 분노

입력 2020-12-3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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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오른쪽) 그리스 총리가 2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한 대학병원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P뉴시스)

의료진보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그리스 정부의 각료들이 '접종 셀카'를 SNS에 올려 국민으로부터 원성을 샀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리스 정부는 관료들에 대한 우선 접종을 전면 중단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하나인 그리스에서는 1128명분의 1차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이 가운데 백신을 먼저 맞은 일부 내각 장관들이 접종 후 자랑하듯 셀카를 개인 SNS에 게재해 공분을 샀다.

그리스 정부는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시키고자 총리와 대통령, 군 수뇌부 등 소수의 지도급 인사들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후 정부 고위 관료와 의회·정당 관계자들이 대거 추가돼 우선 접종 대상이 126명까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애초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거론된 의료진과 보건 분야 종사자들 일부는 백신 접종 순서에서 밀려났다.

좌파 성향의 야권 지도자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의사와 간호사 등은 내년 여름 끝 무렵에나 접종을 받을 처지인데 내각 장관들은 백신 셀피를 위해 줄을 서 있다"며 "이것(그들의 백신 우선 접종)은 상징이 아니라 특혜"고 비판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리스 정부는 관료들에 대한 우선 접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부 부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백신 셀피(셀카)는 잘못됐다"면서 "고위 관료에 대한 상징적인 백신 접종은 그 의미를 잃어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선 접종 리스트에 있는 정부 관료 126명 가운데 현재까지 이미 백신을 맞은 인원은 6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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