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새해 더 ‘비둘기파’로 기운다…‘이지머니’ 계속될 듯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전경. 워싱턴D.C./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 멤버가 새해에는 작년보다 좀 더 온건파적이거나 완화적인 성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순환제에 따라 새롭게 의결권을 갖게 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모두 기존보다 비둘기파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가, 새해부터는 굳건한 비둘기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신임 이사가 FOMC 상임 멤버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FOMC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5명 등 총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뉴욕 연은 총재는 당연직이며 FOMC 부의장을 맡는다. 나머지 4석을 11명의 연은 총재가 교대로 1년씩 참여한다. 그런데 새해 투표권을 갖게 된 4명의 연은 총재가 전부 기존보다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매파’로 꼽히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비둘기파 필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다. 이밖에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자리를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자리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자리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각각 대신하게 된다. 이들 모두 기존 위원들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디.

게다가 새해에는 18일 연준 이사로 취임한 크리스토퍼 월러가 FOMC의 상임 멤버로 참여한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부총재였던 월러는 굳건한 비둘기파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워싱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노터데임대 교수를 지냈으며, 2009년부터는 세인트루이스 연은에서 부총재를 맡아 연구활동을 책임졌다. 그는 과거부터 실업률이 낮아진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6월에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단지 인상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을 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찾아볼 수 없다”며 저금리 기조를 옹호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본격화로 새해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연준이 통화 긴축에 돌입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연준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 정책을 유지하면서, 값싼 이자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이지머니(Easy Money)’ 시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애머스트피어폰트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접종이 임박할 수록 현재 관측보다 금리 인상 전망이 조금 더 커질 수는 있다”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년 중 금리가 변경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