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트럼프 매체 뉴욕포스트, 트럼프에 쓴소리...“미친 짓 멈추라”

입력 2020-12-29 14:30수정 2020-12-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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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자 사설서 2쪽에 걸쳐 남은 임기 과제 지적
현실 직시하고 대선 결과 불복 행보 멈추라는 메시지
1월 5일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 집중할 것 촉구
그간 업적이라도 건지라고 주문

▲28일자 뉴욕포스트 표지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출처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미국 내 친(親) 트럼프 인사이자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욕포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친 짓을 멈추라”고 강한 일침을 날렸다. 이는 새 정부 출범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에 나온 것으로, 트럼프가 대선 불복 행보를 계속하다가는 그간 이룬 공적마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애정 어린’ 조언으로 해석된다. 뉴욕포스트는 현실을 직시하고, 내달 있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집중해 공화당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욕포스트는 28일(현지시간)자 표지에 “포스트가 전합니다. 대통령님, 미친 짓을 멈추세요(The Post says: Mr. President. Stop the insanity)”라는 커다란 제목과 함께 고개 숙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전면에 게재했다. 부제에는 ‘당신은 선거에서 졌다. 여기 당신의 업적을 보전할 방법이 있다’며 대선에 매몰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기 구독하는 매체 중 하나로, 대통령의 측근인 머독이 소유한 언론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매체와 갈등을 일으킨 후 구독을 끊는 상황에서도 뉴욕포스트 사본은 항상 백악관에 배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칼럼을 통해 트럼프를 ‘무적의 영웅’으로 칭송하는 등 선거 유세에 힘을 실어줬다.

그랬던 뉴욕포스트가 차기 대통령 취임이 20여 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뉴욕포스트는 2쪽에 걸친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해야 할 일을 객관적으로 꼬집었다.

사설은 “대통령 당신은 선거를 조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건 분명히 하자. 큰 노력에도 (사기 의혹 관련) 어떠한 것도 찾지 못했다”며 현실을 직시할 것을 주문했다. 나아가 “시드니 파월은 미친 사람이며,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계엄령을 시사하는 것은 반역죄나 다름 없다”며 현재 주변을 맴도는 측근들에게서 벗어날 것도 조언했다.

사설은 특히 “만약 내달 조지아주 결선에서 공화당이 패한다면, 대통령의 업적은 민주당이 이끄는 의회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대통령은 1월 6일에 집착하고 있다”며 “6일이 아닌, 5일을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1월 6일은 선거인단의 대선 투표 결과를 합산해 발표하는 날이고, 5일은 조지아주 결선투표 날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1월 6일 워싱턴에서 보자”며 지지층 결집을 도모했는데, 이러지 말라는 의미다.

현재 미 의회는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으로 구성돼 있다. 남은 2석이 조지아주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공화당으로선 최소 한 자리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민주당이 2석을 모두 가져가면 향후 법안 처리에 있어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 투표에서 50대 50이 나오더라도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장으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상 부통령 당선인은 당연직으로 차기 상원의장을 맡는다.

사설은 “대통령은 조지아주 공화당 후보들을 지지하고 유권자를 동원하기 위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마지막 주를 향해 가는 지금, 본인의 불만이 아닌 공화당의 성공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만약 당신이 (대선 불복을 위해) 백악관 사무실에 앉아 임기 마지막 날을 불태운다면, 당신은 혁명가가 아닌 무정부주의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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