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제노포비아 재확산 조짐

입력 2020-12-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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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업난에 외국인 상점 약탈 등 폭동...올해는 코로나19로 분위기 악화

▲2015년 3월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노포비아 반대 시위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실업난에 외국 상점 약탈 등이 벌어진 이후 1년여 만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남아공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외국인 추방을 요구하는 반이민단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의 빅토리아 마모고보 대표는 “1994년 이후 우리나라로 들어온 모든 외국인은 추방돼야 한다”며 “나이지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 거리에서 토마토를 팔고 있다. 이게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언급된 1994년은 남아공 최초 흑인 민주정권이 집권한 시기로, 직전까지 남아공에선 ‘아파르트헤이트’라는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이 존재했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사라지자 방글라데시와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선 아프리카에서 가장 발전된 남아공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이렇게 들어온 타국민들이 자국 경제를 갉아먹고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작년에도 외국 상점이 불타고 대사관이 폐쇄하는 등 한차례 큰 폭동이 있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남아공을 탈출한 외국인 거주자만 150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혐오 공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단체 제노워치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남아공에서 1376개의 외국 상점이 약탈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3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가우텡 주정부는 내년 저소득 지역에서의 기업 소유권을 남아공 시민과 합법적 외국인들로 제한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가우텡 주정부는 남아공의 경제 허브로 불리는 곳이다.

특히 남아공에선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출신 이민자들이 슈퍼마켓과 편의점 체인을 다수 소유하고 있어 이들이 약탈과 소유권 박탈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가우텡의 부요 마흐가 대변인은 “어떤 부분이 외국인 혐오인가. 이번 법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신이 합법적으로 남아공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의 상거래를 중단하면 남아공 시민들이 지역 사업체들을 모두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은 옳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하면서 다시 한번 폭동 조짐이 일고 있다. 남아공의 올해 경제 상황은 31%에 달하는 실업률을 비롯해 9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남아공 우선주의 운동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공서비스 요금 도입과 비필수적 노동 허가 중단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주자 권리를 옹호하는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포럼은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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