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재계 기상도] 쏟아진 글로벌 반도체 빅딜…어려울수록 M&A

입력 2020-12-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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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신증권)

올해 글로벌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 승부수를 던졌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올 3분기 글로벌 M&A 거래금액이 1조 달러(약 1162조 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이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M&A가 거세다. 올해 반도체 업계가 M&A에 쏟아부은 돈만 100조 원을 넘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반도체 산업의 M&A는 이달 초까지 약 1140억 달러(약 129조 원)로 추정된다. 2015년의 1077억 달러 이후 최대 기록이다.

미국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 엔비디아는 올해 9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400억 달러(약 44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4월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를 69억 달러(약 8조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M&A를 통해 기존 GPU 경쟁력에 자율주행차와 서버용 반도체 등의 역량을 더하게 됐다.

미국 CPU(중앙처리장치)·GPU 전문업체 AMD는 AI(인공지능)칩 제조사이자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업체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약 39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업계는 AMD가 자일링스 인수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칩 시장에서 인텔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MD의 자일링스 인수 시도는 데이터센터용 제품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반도체 소자 제조기업 아날로그디바이스(ADI)는 지난 7월 경쟁사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인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아날로그반도체 분야 2위(점유율 10%), 7위(4%) 업체다. 아날로그반도체는 빛·소리·압력·온도 등 자연계의 각종 아날로그 신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맥심은 신호 처리 및 전력관리에 특화된 기업이다. ADI는 맥심 인수로 업계 1위(19%)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추격에 나섰다.

또, 미국 네트워크 반도체 회사 마벌 테크놀로지 그룹도 동종 업체인 인파이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반도체 웨이퍼 업체 글로벌웨이퍼스는 동종 업체인 독일 실트로닉에 37억5000만 유로(약 5조 원)에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M&A는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M&A 빅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기존의 반도체 강자들이 미래 반도체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 M&A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며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M&A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다. 지금까지 반도체 수요가 PC, 노트북, 스마트폰 수요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추세가 IoT로 인해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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