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암기 폭파 사건, 32년 만에 종결되나…미 법무부 새 용의자 특정

입력 2020-12-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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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여객기 폭파 사건...270명 사망
법무부, 자백 문서와 여행 기록 등 확보로 범인 지목
수일 내로 바 법무장관이 발표 예정

▲1988년 12월 21일 뉴욕행 여객기 팬암103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공중 폭파돼 추락했다. 이로 인해 탑승객 259명과 현장 주변에 있던 마을 주민 11명이 사망했다. 로커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2년 전 벌어진 여객기 공중 폭파 테러 사건에 대한 새로운 용의자를 찾았다. 올해 3월 스코틀랜드 재심위원회가 오심에 따른 재심을 권고한 후 약 9개월 만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법무부가 현재 리비아에 수감 중인 아부 아길라 모하메드 마수드를 연방법원에 세우기 위해 송환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수드는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시절 리비아 최고의 폭탄 제조자로 이름을 날린 인물로, 1988년 12월 21일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뉴욕행 여객기 팬암 103기를 공중 폭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탑승객 259명과 로커비 주민 11명 등 270명이 숨진 대형 사건이었지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아 사건 해결에 애를 먹었다.

2001년 리비아 정보당국 출신인 압델 바세트 알 메그라히가 테러 용의자로 지목돼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리비아가 아닌 이란의 소행이라는 등 온갖 소문에 휩싸였다. 더욱이 수감 중 건강 악화로 출소한 메그라히가 2012년 암으로 사망하면서 사건도 묻혔다. 다만 이후 메그라히 유가족이 재심을 신청했고, 올해 3월 스코틀랜드 범죄재심위원회가 판결에 오심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재심을 권고하면서 상황도 반전을 맞았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새로운 용의자로 지목된 마수드가 2012년 리비아 당국에 제출한 자백 문서와 2017년 스코틀랜드 당국에 제출한 여행 및 이민 기록이 송환의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수드는 현재 폭탄 제조 혐의로 10년형을 구형받아 수감 중이다.

법무부는 마수드가 사건 직전 몰타로 여행을 가 그곳에서 폭탄을 제작했고, 이후 팬암 103기에 짐을 싣기 전 폭탄 가방에 옷을 가득 채워 넣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2012년 리비아에 제출한 자백 문서가 이제 증거가 된 것은 리비아 측이 먼저 제공하지 않은 탓이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최근 자백 정보를 스코틀랜드 정보 당국으로부터 입수했고, 이후 수사관들이 마수드를 심문했던 리비아 심문관을 만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후 튀니지에서 리비아 정보 장교와 접선한 수사관들은 관련 정보를 얻어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WSJ는 이번 사건이 23일 퇴임을 앞둔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에게 개인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 장관은 1991년 당시 사건 조사 후 첫 번째 기자회견을 한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해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개인적으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라며 “그로부터 28년이 지나 공직에 복귀했을 때 우리 조직이 아직 사건의 모든 단서를 추적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일 내로 진행될 새로운 기소에 관한 기자회견은 그의 퇴임 전 마지막 공식 일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련 소식에 리비아 측은 범죄인 인도 요청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며, 스코틀랜드 측은 답변을 거절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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