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구글 추월한 테슬라 자율주행 데이터 "이유 있었네"

입력 2020-12-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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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웨이모가 10년 가까이 축적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미국 테슬라가 단박에 추월했다. 전세계 테슬라 오너들이 자율주행을 할 때마다 쌓인 데이터를 테슬라 본사가 수집한 덕이다. (사진제공=미디어테슬라)

2020년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웨이모다.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레벨4를 바탕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를 기본으로 시험운행 중이며 서비스명은 ‘웨이모 원’이다.

레벨4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제어가 필요 없다.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 요원은 탑승해야 한다. 혹시 모를 프로그램 오작동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 대책이다.

웨이모는 운전석에 사람이 필요 없는, 애초부터 자동차에 운전대가 달리지 않는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도 수년 내 선보일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가 방대한 분량의 주행 데이터다. 실제 도로를 운행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응 시스템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비보호 좌회전' 때 맞은편 차량의 운행속도와 각도, 신호체계 등을 데이터로 분석,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웨이모의 주행 데이터는 방대하다. 이미 2010년대 초부터 실제 도로를 직접 주행하며 자율주행과 관련한 데이터를 끌어모은 덕이다. 2021년 1월 기준으로 웨이모의 자율주행 데이터는 2000만 마일(3200만㎞)의 데이터를 쌓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또는 전용 충전시스템(슈퍼차저) 충전 때 테슬라 본사에 자율주행 데이터가 전송되기도 한다. (출처=뉴스프레스UK)

반면 테슬라의 주행데이터가 이를 크게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의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 수준이다. 다만 일반 자동차 회사가 법적 문제를 피하려고 ‘세이프티 기준’을 세웠지만, 테슬라는 이 아슬아슬한 기준을 조금씩 넘어서며 자율주행 기술을 쌓고 있다.

같은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차지만 테슬라가 더 공격적이고 과감하게 자율주행에 나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후발주자인 테슬라가 곧 웨이모의 축적 데이터를 크게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1월 기준 51억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웨이모가 10년 가까이 쌓아놓은 데이터의 무려 26배 수준이다.

테슬라가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이유는 글로벌 전역에 퍼진 테슬라 소유주들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 중이기 때문이다.

연간 60만 대 수준으로 팔리는 테슬라가 세계 곳곳에서 자율주행을 할 때마다 이 데이터를 테슬라 본사가 수집한다. 테슬라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혹은 전용 충전 시스템(슈퍼차저)을 활용해 전기를 충전할 때마다 차 안에 담긴 데이터는 테슬라 본사로 전송된다.

결국, 테슬라 차주들은 향후 레벨5 수준의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오늘도 '베타 테스터' 즉 실차 시험 요원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 본사가 주행 데이터를 빼간다고 비난할 수 없다. 커넥티드가 시대가 본격화되면 우리가 겪게 될 일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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