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울산·창원 '패닉 바잉'… 경매로 '우르르'

경기도 파주시와 울산, 경남 창원시의 아파트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새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심화한 전세난과 정부의 핀셋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오르는 현상)로 이들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르자 주택 매입 및 투자 열기가 경매시장으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1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파주시의 지난달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8.1%로 2007년 4월(120%)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응찰자 수도 경매 물건당 14.3명으로 전월(5.9명)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달 17일 경매에 부쳐진 파주시 목동동 해솔마을 1단지 두산위브 전용 125㎡형에는 무려 54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은 5억60만 원(낙찰가율 130%)에 팔렸다. 감정가(3억8500만 원)보다 1억2000만 원 가량 높은 값이다.

파주시 금촌동 새꽃마을 뜨란채 전용 85㎡형과 와동동 가람마을8단지 동문굿모닝힐 전용 85㎡형도 각각 36명, 35명이 달라붙어 치열할 입찰 경쟁을 벌였다. 이들 물건은 각각 2억7150만 원(낙찰가율 125%), 3억4051만 원(127%)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21명이었던 파주시 야당동 한빛마을3단지 자유로아이파크 전용 85㎡형은 감정가(2억7600만 원)보다 8000만 원 가량 높은 3억5519만 원(낙찰가율 129%)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시장에서 해당 물건의 가치를 감정가 이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파주시 아파트 경매 열기가 이처럼 뜨거워진 데는 서울ㆍ수도권에 불고 있는 전세난과 정부의 핀셋 규제 여파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와 울산, 경남 창원시 아파트 경매시장이 달아올랐다. 파주시 일대에 조성된 아파트 밀집 지역. (출처=경기도)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임대차법 시행으로 수도권 전세난이 심해지자 이에 지친 주택 수요자들이 대출 규제 등의 진입 장벽이 낮은 비규제지역 매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특히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은 경매시장으로의 풍선효과가 거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정부는 경기 김포시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다.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파주시와 울산, 창원시 등에서 집값이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김포시를 규제지역 지정하기 직전에 0.78%(11월 16일 기준 주간 상승률) 올랐던 파주 아파트값은 이후 3주 연속 1.06%→1.38%→1.18%의 강세를 보였다. 파주에선 지난달 21일 전용 84㎡형이 9억 원에 거래되는 첫 사례가 나왔다.

부산 지역을 타깃으로 한 핀셋 규제(조정대상지역 지정)는 인근 울산과 창원 집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부산 일대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기 직전 0.58% 올랐던 울산 아파트 주간 매매시세는 이후 0.65%, 0.83%로 상승폭을 키웠다. 부산 규제지역 지정 직전 0.92% 뛰었던 창원도 1.01%로 상승폭을 더 확대했다.

아파트 경매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울산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97.5%로 2017년 1월(101%)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입찰 건수가 전월보다 63건이나 줄었는데도 응찰자 수는 경매 물건당 7.5명에서 8.6명으로 늘고, 낙찰가율은 83.9%에서 13.6%포인트(P)나 상승했다.

창원도 지난달 아파트 낙찰가율이 90.4%로 2015년 12월(92%) 이후 5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주택 물량 공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전세난으로 전세 물량이 잠겨버린 만큼 당분간 경매시장에서 비규제 지역 아파트는 계속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