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예약 판매…내년 1분기 출시…미국ㆍ유럽ㆍ중동도 타깃”
한종희 사장 “현존하는 최고 디스플레이 기술 집약”
삼성전자가 1억 원 후반대 가격의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2018년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출시한 지 2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B2B(기업 간 거래)에서 나아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마이크로 LED 시장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0일 온라인 행사를 열고 마이크로 LED TV 110인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1억7000만 원으로, 12월 중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내년 1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미국, 유럽,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들 지역 거래선, 유통 등과 협의하고 있는데, 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다.
특히, 800만 개가 넘는 각각의 RGB(적ㆍ녹ㆍ청) 소자가 빛과 색 모두 스스로 내면서도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아주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110형 신제품의 경우, 약 3.3㎡ 정도의 크기에 마이크로 LED 소자가 800만 개 이상 사용돼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또한, 마이크로 LED TV는 무기물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무기물 소재는 유기물 소재와 달리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화질 열화나 번인(Burn-in)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LED TV는 기존 TV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 기술을 품은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으로 축적된 최고의 실장 기술도 접목됐다. TV에 더 적합하도록 기존 제품 대비 더 촘촘하고 정밀한 소자 배열을 통해 110인치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110인치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75인치, 80인치, 90인치대 등 다양한 크기의 제품 가운데 하나를 전략 거래선, 유통 등과 협의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LED TV는 삼성전자 TV 라인업 가운데 최상단에 위치한다. 삼성전자는 QLED 상위에 미니 LED, 그 위에 마이크로 LED를 놓고 TV 라인업을 운영한다. 기존 운영하는 QLED 라인업은 내년 CES 기간에 소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1억 원 후반대 가격의 초고가 TV를 출시하면서 고가 TV 경쟁도 치열해졌다. 앞서 LG전자는 출하가 1억 원인 세계 최초 롤러블(Rollable)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지난 10월 국내에 출시했다.
LG전자도 마이크로 LED 기술에 주목하고 있지만, 수율과 비용 등을 고려해 가정용보다는 상업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LG전자의 첫 마이크로 LED ‘매그니트(MAGNIT)’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5000만 달러에 못 미친 마이크로 LED TV 시장이 2026년 총 2억28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