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제계, 상법 개정안 강행 처리 "강한 우려"…박용만 "부작용 책임져야"

입력 2020-12-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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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긴급 간담회서 "경제법안, 정치적 처리" 비판…경제단체, 잇달아 호소문 발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대한상의)

경제계가 여당의 상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경제계의 핵심 요구사항은 수용하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자 기업들은 경영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하며 거듭 개정 법안 상정을 유보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치적인 법안 처리”라고 이번 개정안 처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개정안 통과 후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국회의 책임론까지 거론했다.

법사위는 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공정경제 3법’ 중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최대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 쟁점이다.

법사위는 쟁점 조항인 3%룰에 대해서는 감사위원에 한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하지 않고 분리해 각각 3%씩 인정하기로 했다.

이날 여당의 개정안을 강행 처리에 박용만 회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의) 단독 의결 추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제 법안을 이렇게까지 정치적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당혹감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촌각을 다투면서 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기업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 서둘러 법안을 통과해야 하는 시급성이 과연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경제계는 여당이 그동안 기업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며 공청회를 잇달아 연만큼 경제계의 입장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관측했으나, 개정안에 거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자 당혹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9월 국회 방문 이후 민주당도 해당 법안의 파급효과를 고려해 (기업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지겠다고 했고, 이를 믿고 간담회와 토론회를 같이 준비했다”며 “실제로 이 과정에서 여러 대안이 제시됐고 합리적인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후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애초에 제시됐던 정부 안과 거의 다름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며 “이럴 거면 공청회는 과연 왜 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박 회장은 ”아니길 바라지만 강행될 경우 혹시라도 부작용이 생기거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이번에 (법안을) 의결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가운데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상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6단체장 역시 “경제계의 핵심요구사항이 거의 수용되지 않은 법(안)이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그것도 기습적으로 통과가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경제계는 깊은 우려와 함께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 6단체장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정재송 코스닥협회 회장이다.

경제계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 경영의 근간이 흔들리고 미래 준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 6단체장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의결권 제한, 다중대표소송 도입, 전속고발권 폐지, 내부거래규제 대상 확대, 지주회사 의무지분율 상향 등에 관한 사안은 모두 기업 경영체제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소송이 남발되고 전략적 사업추진에 중대한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투자와 일자리에 매진해야 할 우리 기업들을 위축시키고,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노출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투기자본이 선임한 감사위원에 의한 영업기밀 및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으며, 이해관계자의 무분별한 소송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를 감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상적인 계열사 간 거래의 위축으로 기업의 국제 경쟁력은 약화할 것”이라며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들고 결국 국가 경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경제계는 다시 한번 개정안의 상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은 “경제와 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법안을 정치적 법안과 동일 선상에서 시급하게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다”며 “지금이라도 개정 법안 상정을 유보하고, 기업들의 의견을 조금 더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첨언했다.

6단체장 역시 “경제계는 기업 경영에 관한 기본법이자 시급성도 낮은 상법과 공정거래법(안)에 대해, 향후 국회 추진 절차를 보류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심도 있게 재심의해 경제계 입장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대안들을 반영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우리 경제계도 지배구조를 더욱 개선하는 등 투명경영을 계속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전경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경제환경이 다시금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기업이 본연의 경영 활동에 매진해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업규제 3법을 신중히 검토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거듭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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