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비' 낮춘다는 권익위… ‘업계 반발·세금 지원 논란’ 넘을까

입력 2020-12-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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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부동산 중개수수료(중개보수) 인하 추진에 나섰다. 공인중개업계는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인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내 부동산 중개업소 창문에 전·월세 매물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뉴시스)

국민권익위원회가 부동산 중개수수료(중개보수) 인하 ‘군불 때기’에 나섰다. 권익위는 중개보수 산정체계 개선 추진을 선언하고 중개수수료 최고요율(0.9%) 인하 또는 단일 요율제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업계는 유일한 수입원인 중개수수료 인하에 반대하고 있어 최종 조율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권익위, 누진 공제 방식 도입해 '중개수수료' 낮춘다

권익위는 7일 현행 주택 중개보수 산정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권익위는 현재 4개 개선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는 거래금액 구간을 8단계 누진 공제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매매가 기준 12억 원 이하는 구간별 해당 요율을 곱해 누진차액을 공제하고, 12억 원 이상 금액에는 누진 차액을 더한다.

이 경우 매매가격 12억 원까지는 거래수수료율이 증가하지만 12억 원 초과액부터는 오히려 수수료율이 감소한다. 집값이 비쌀수록 중개수수료를 더 많이 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집값이 비싸져도 수수료 부담이 급증하지 않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매매가 15억 원 기준으로 현행 수수료는 최대 1350만 원이지만 개선안을 적용하면 810만 원으로 줄어든다.

두 번째 방안은 첫 번째와 같이 적용하되 거래금액 12억 원 초과액에 대해선 수수료율을 협의하도록 한 방식이다. 세 번째는 단일 요율제로 매매는 0.5% 이하, 전·월세는 0.4% 이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네 번째 방안은 공인중개사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수수료율 0.3~0.9% 안에서 중개보수를 누가 부담할지 정하고 비용을 차등 부과하는 권한을 보장한다.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가개편안. (표=국민권익위원회)

“원룸·오피스텔 다루는 공인중개소는 문 닫으란 소리”

권익위가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에 나서자 공인중개업계는 수입 감소를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C공인중개 측은 “부동산 중개업소가 편의점보다 더 많은 상황에 한정된 물건을 가지고 경쟁하는데 무작정 중개수수료를 내리라고 하면 영업이 힘들다”고 했다.

인근 K공인중개 관계자는 “집값이 급등해 부동산 수수료율 부담이 커져 수수료율을 내린다는데 이는 고가 아파트를 다루는 곳에나 해당하는 얘기”라며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경우 월세 중개 후 실제로 받는 수수료는 25만 원 안팎으로 적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공인중개업소가 외국처럼 법률과 세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면 수수료 감소분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수수료 수입이 주 수입원인데 법률이나 세금 상담 등으로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긴 어렵고 여건도 안 된다”고 말했다.

권익위가 중개 수수료율 인하와 함께 저소득층과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의 중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논란거리다. 권익위는 주거취약계층 중개수수료 감면제도 도입을 위해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하고 면제 적용 지역을 전체 지자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지자체별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데다 세금으로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지원한 전례가 없는 만큼 실제 시행 여부는 미지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결정은 여론몰이식이 아니라 학계와 소비자단체 등 각계각층이 모여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사회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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