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밀리면 끝장...미국 유통·배송업계, 30억개 배송 사활

입력 2020-12-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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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휴 예상 배송품 30억개...전년 대비 8억개 증가 일부 소매상, 대형 배송업체 수수료 인상에 고민

▲2014년 1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페덱스의 한 직원이 트럭에 탑승하고 있다. 스프링필드/AP뉴시스
미국 유통·배송업계가 연말연시 휴가 시즌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자상거래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배송 물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유통 공룡이자 공공의 적인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휴가철에 약 30억 개의 물품이 미국 배송 인프라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8억 개가량 많은 수치다.

배송 급증은 올해 코로나19로 매장 구매 대신 온라인 구매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유통업계는 몰리는 배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주문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연휴 기간 75만 파운드(약 11억 원) 규모의 과일 케이크 주문을 예상하는 베아트리체베이커리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빠른 9일 주문을 마감하기로 했고, 디즈니스토어는 10일 주문을 마감한다고 공지했다.

쥬얼리 브랜드 켄드라스콧은 홈페이지를 통해 배송 지연을 공고하는 등 이미 일부 업체 사이에선 지연 문제가 현실이 되고 있다. 톰 놀란 켄드라스콧 사장은 “고객들은 배송 지연에 대해 운송회사보다 브랜드를 탓하는 경향이 있어 특히 절망적”이라며 “우린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운송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의류·액세서리 관련 중소 소매업체 관계자는 배송업체 UPS의 추가 요금 정책으로 업계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 건당 몇 달러를 인상하게 되면 전체 비용의 25~40%까지 불어날 수 있지만, 이를 거부할 경우 대형 운송업체의 보복이 두렵다고 덧붙였다.

NYT는 “미국에서 가장 큰 운송업체인 페덱스와 UPS는 물품 배송 규모와 시기에 대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일부 업체들은 거래가 끊길까 봐 그들의 요구사항을 거부하는 걸 주저하고 있다”며 “이번 연말에 더 많은 소매업체가 흔들리게 된다면 아마존의 지배력만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객에게 제시간에 배송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유통업계만의 고민이 아니다. 최근 아마존이 독립적인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배송업계 역시 다른 유통업체들과의 협업이 중요해졌다.

아마존은 앞서 북미 전역에 창고와 물류센터, 운송 시설 등 100곳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초부터 이미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 등 27만5000명, 계절제 근로자 10만 명을 채용하고 연말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이에 대형 해운회사를 비롯한 배송업계는 주말 배송을 확대하고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페덱스는 휴가 시즌 계약직 7만 명을 고용했고, UPS는 10만 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배송 데이터 분석 업체 쉽매트릭스에 따르면 이번 연휴 배송업계가 처리해야 할 하루 평균 물품은 수용 능력 대비 720만 개를 초과한다.

새티시 진델 쉽매트릭스 물류 플랫폼 총괄 사장은 “주말 배송이 확대되면서 일부 부족한 배송을 해결해주고 있지만 전부를 커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이 어느 지역에 있든 상관없이 수요는 수용량을 초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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