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유가 폭락’에 헤지 계약으로 25억 달러 잭팟

입력 2020-12-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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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49달러 헤지 계약
코로나19에 유가 폭락하자 현금화

▲올해 멕시코 석유 바스켓 가격 변동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가가 폭락한 가운데, 산유국 멕시코는 헤지 계약을 통해 대규모 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애초 입은 손실을 메운 개념이지만, 그 규모가 상당하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멕시코가 헤지 보험의 현금 전환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현금 신청은 역대 네 번째로, 금액만 25억 달러(약 2조7533억 원)에 이른다.

멕시코가 체결한 헤지 보험은 매년 갱신되는 것으로, 12월 1일부터 다음 연도 11월 30일까지를 계약 기간으로 잡는다. 멕시코는 유가 폭락에 헤지 수익이 크게 늘자 계약을 연장하기에 앞서 현금화에 나섰다.

헤지는 위험회피 수단으로, 계약 당시 가격을 미리 책정하고 나중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거래를 의미한다. 주식시장에서의 풋옵션과 유사한 방식이다.

멕시코 정부는 올해 초 멕시코산 유가를 배럴당 49달러로 책정했다. 통상 2달러는 국가 안정기금에서 충당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47달러의 헤지 계약을 맺은 셈이다. 멕시코의 석유 바스켓은 1월 59달러 수준으로 출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던 4월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폭락했다. 이후 30달러대로 올라서 지난주 40달러를 기록했지만, 연평균 36.4달러로 최종 집계됐다.

특히 전날부터 이틀간 예정됐던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간 연맹) 회의가 미뤄지면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년 헤지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감산 연장과 관련한 협의가 어려워지면서 회의가 연기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멕시코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가가 폭락했을 때도 51억 달러를 벌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가격 전쟁을 했던 2015년엔 64억 달러를 벌었다”며 “정부는 2018년부터 헤지 관련 데이터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올해 헤지 수익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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