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군이 어린이 목에 칼을?"...가짜 사진에 발끈한 호주, 중국에 사과 요구

입력 2020-11-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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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슨 총리 “호주군에 대한 끔찍한 비방이자 모욕” 반발
中 외교부 대변인, 트윗에 아이 목에 칼 들이댄 호주군 병사 사진 게재

▲17일(현지시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일본 도쿄의 총리 공관에서 회담을 하기 전 의장대를 살펴보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30일 중국 관리가 올린 '가짜 호주군' 사진과 관련해 불쾌함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중국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는 가뜩이나 악화하고 있는 양국 간 긴장 관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이날 “그것은 완전히 터무니 없는 것이며, 어떠한 근거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호주군에 대한 끔찍한 비방이자 모든 호주 국민과 호주군에 대한 큰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것을 매우 부끄러워야 해야 한다. 중국은 세계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의 발단은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게재한 한 사진이었다. 그는 이날 한 호주군 병사가 양을 안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목에 피 묻은 칼을 들이댄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영어로 ‘두려워 하지 마, 우리는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왔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호주 측은 해당 사진이 위조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가짜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린 것에 대해 “정말 혐오스럽다”고 반발했다. 트위터 측도 삭제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문제가 된 해당 게시물은 30일 오후 기준 경고 딱지가 붙기는 했으나, 여전히 볼 수 있는 상태다.

양측의 이러한 신경전은 가뜩이나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도화선이 될 우려가 있다. 두 나라 사이에는 올해 4월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원 등을 둘러싸고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면서부터 균열이 생겼다. 이후 중국은 호주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수입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일부 호주산 육류의 수입을 중지하는가 하면, 보리에 80%가 넘는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호주산 와인에 대해 반덤핑 대항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와 중국 사이에 최근 긴장 관계가 형성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호주는 포용적인 정책을 모색하면서, 성숙하고 책임감 있게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군은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농민과 민간인 등 39명의 아프가니스탄 포로가 호주군에 의해 불법으로 살해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군인 19명을 범죄 혐의로 수사하도록 권고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에 대해 “호주 군인들의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포로 살해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 같은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트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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