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M&A 가속화…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인수 추진

입력 2020-11-30 10:48수정 2020-11-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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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규모 약 5조 원 추정
올해 들어 SK하이닉스-인텔, 엔비디아-ARM 등 대규모 딜
고객사들의 자체 개발 시도와 미ㆍ중 무역 갈등이 주요인

▲독일 실트로닉 CI
올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반도체 업계의 빅 딜 소식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10월 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메모리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가 독일 실트로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웨이퍼스는 27일 종가에 10%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125유로(약 16만 원)에 실트로닉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총 인수가는 37억5000만 유로(약 5조 원)로 반도체 업계 M&A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실트로닉 지분 30.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 바커케미도 이 조건이면 매각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트로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합병으로 웨이퍼 업계 1위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24년 말까지 독일 내 일자리 감소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실트로닉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내비게이션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13억 유로의 매출과 3억 유로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웨이퍼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80억 대만달러(약 2조2452억 원)와 180억 대만달러였다. 이번 인수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12월 둘째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M&A 소식은 애플 등 이들 반도체 기업의 고객사들이 반도체 칩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업계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이달 초 애플은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 ‘M1’을 탑재한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등을 공개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인텔 의존도를 낮추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여파도 반도체 시장의 M&A 가속화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와 SMIC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에 대해 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을 고객사로 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에 애를 먹기 시작했고, 설비투자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반도체 생산을 포기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아날로그디바이시스는 맥심인티그레이티드프로덕츠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9월엔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 산하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홀딩스를 400억 달러에 인수했다. 10월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메모리 부문을 9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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