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미국 ‘블프’ 쇼핑 지형 바꿨다…매장 손님 반토막·온라인 지출 신기록

입력 2020-11-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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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버스터’ 사라진 美 유통가…방문 쇼핑객 52.1% 급감
블프 온라인 판매액 ‘사상 최대’…엄지족 급증
사이버먼데이 쇼핑 총액, 전년比 최대 35% 급증할 듯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인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백화점이 예년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의 쇼핑 지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확연하게 기울어졌다. 감염을 피하고자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반 토막이 난 반면, 휴대전화 등을 통한 ‘손가락 쇼핑’이 급격하게 늘어나 사상 최다 온라인 판매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은 28일(현지시간) 유통솔루션 제공업체 센서매틱솔루션을 인용,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에서 매장을 직접 방문한 소비자가 작년보다 52.1%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전형적인 블랙프라이데이 풍경은 쇼핑객들이 텐트 등을 동원해 밤새 유통매장 앞에서 노숙하거나 개점 시간에 문을 부술 듯이 달려가는 장면이지만, 올해에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년 블랙프라이데이 때마다 보이던 대기 줄은 적어졌고, 주차장도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매년 소비자들과 TV 카메라가 몰려오던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은 평소와 크게 다른 바 없었으며, 다른 지역의 쇼핑몰 역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매장이 많았다. 브라이언 필드 센서매틱솔루션 글로벌유통컨설팅 팀장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방문객 수라는 관점에서 예년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토요일과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메이시스백화점이 쇼핑대목인 27일(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에도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대신 오프라인에서 줄어든 수요는 온라인으로 고스란히 옮겨갔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판매액은 지난해 대비 21.5% 늘어난 90억 달러(약 9조945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이자, 지난해 ‘사이버먼데이(블랙프라이데이 다음 주 월요일)’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일일 온라인 쇼핑 지출 기록이다. 어도비는 미국 소비자들이 전날 온라인에서 1분에 630만 달러를 썼고, 1인당 평균 소비액은 27.50달러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에는 모바일을 통해 쇼핑을 즐기는 ‘엄지족’들의 소비력이 두드러졌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전년 대비 25.3% 급증한 3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온라인 쇼핑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출처 어도비 애널리틱스
이러한 온라인 쇼핑 열기는 주말 이후 다가오는 ‘사이버먼데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도비는 올해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쇼핑 총액이 108억∼1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35%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쏠림 현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유행 속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곳을 피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가뜩이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던 미국의 쇼핑 트렌드에 불을 붙인 셈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가족 모임이나 영업 등을 제한한 주(州)에서 지난해 같은 날 대비 온라인 쇼핑이 3.4배 급증했다는 어도비의 분석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줬다. 아울러 각 소매업체가 매장 앞에서 줄을 서야 구매할 수 있었던 특가 한정 상품인 ‘도어버스터 제품’을 온라인으로 조기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등도 이러한 추세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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