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누리던 세계 최대 고무장갑 공장 가동 중단...무슨 일?

입력 2020-11-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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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에 위치한 고무장갑 생산업체 탑글로브 생산공장에서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말레이시아의 세계 최대 고무장갑 제조업체 공장이 갑자기 가동을 멈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수십 개 제조시설이 폐쇄된 탓이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세계 최대 고무장갑 제조업체 탑글로브는 최근 20개의 제조시설을 폐쇄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3000명가량에 이르면서 생산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부분의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납품도 2주치가 밀린 상태다.

탑글로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에서 의료용 장갑 주문이 밀려들면서 8월 끝난 2020회계연도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생활 환경 등이 문제시되기도 했는데, 이런 환경 문제가 코로나19의 대량 감염 원인으로 지목된다.

탑글로브에 따르면 11월 2일 노동자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검사 대상을 확대한 결과, 지금까지 검사를 마친 약 7000명의 직원 중 268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탑글로브는 1만3000명에 이르는 공장 근로자 전원에 대한 검사를 1주일 안에 끝낼 방침인데, 그렇게 되면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탑글로브의 사례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집단감염으로, 이를 계기로 정부는 부분적인 봉쇄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폐쇄와 감산으로 내년 8월 끝나는 2021회계연도 매출은 당초 전망보다 3%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주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상장된 탑글로브의 주가는 여전히 연초 대비 30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림 위 차이 탑글로브 회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고무장갑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며 “공장 감염을 억제하면 주가도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그러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사는 기숙사 설비 등 노동 환경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는 10월 이후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그게 경제 둔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고무장갑 생산·수출이 다른 산업의 침체를 보완해 왔지만, 코로나19의 대량 감염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고무장갑 산업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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